풀무원에게 2017년은 기념비적인 해다. 2017년 풀무원 창립자이자 오너 경영인이었던 남승우 의장은 총괄CEO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해다. 남 의장은 1984년 직원 10여명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2017년 기준 직원 1만여명,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창사 이후 줄곧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온 그는 만 65세가 되자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공언했다. 남 의장의 후임으로 지목된 인물이 이효율 현 풀무원 총괄CEO다.
풀무원 이효율 총괄대표가 지주회사 풀무원의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굳히긴 했지만, 남 의장은 지주사의 주식 218여만주, 지분율 51.84%를 가진 최대주주다. 주식 38만주를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된 풀무원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행했다고 들려온 소식은 없다. 대표직을 내려놓고는 풀무원 이사회 의장 겸 풀무원재단 고문을 맡았다. 풀무원 미국 법인과 풀무원샘물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남승우 의장 일가가 풀무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남 의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장녀는 풀무원의 주식을 갖고 있었지만 2010년 지분 전량을 매각한 이후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차녀 남미리내씨는 지주사 지분율 0.56%를 갖고 있다.
풀무원은 운영지주회사를 채택했다. 운영지주회사는 네슬레나 다논 등 다국적 글로벌기업의 지주회사 운영모델이다. 지주회사가 모든 중요 의사결정을 하고, 자회사가 이를 수행하는 경영구조다. 주력사업을 정해 그 분야에 집중하여 사업을 자회사들이 전개하는 방식이다. 지주회사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이득을 내는 투자지주회사, 자회사 경영에 폭넓은 재량권을 주는 전략지주회사, 운영지주회사 등이다. 전략지주회사는 국내 금융지주가 대표적인 예고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업 운영 방식이다.
풀무원처럼 지주회사가 자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갖는다는 건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지배구조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주회사와 사업을 수행하는 자회사의 실체가 동일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고, 지주회사의 큰 그림 아래 각 사업체들이 하나의 유기물처럼 운영될 수 있다. 범 풀무원 계열 중 상장사는 지주사 뿐인데, 자회사들 실적이 지주사 실적에 100% 연결되는 구조다. 여기에는 남 의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과거 ‘풀무원홀딩스’에서 풀무원으로 지주회사명을 바꾼 이유도 사업 자회사의 성과를 지분율 만큼만 공유하는 일반적인 지주회사로 보는 경향이 있어 풀무원의 성과를 나타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남 의장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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