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2020.10.29(목)

식품기업 지배구조 리포트 ② ‘원 풀무원’ 구조 완성

기사입력 : 2020-07-20 00:00

(최종수정 2020-07-20 08:48)

지주사가 비상장 자회사 지분 전량 보유
오너와 경영인 분리…완전히 손 뗀 건 아냐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최근 3년 사이 음식료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물결이 거셌다. 지주사 전환 요건이 까다로워지기 전 지분 구조 정리에 나선 이유에서다. ‘순환출자 해소’,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합병’이 명분이었지만 ‘자사주의 마법’ 덕분에 오너들의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식음료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과정을 살피고 과제도 짚는다. 〈편집자 주〉

풀무원에게 2017년은 기념비적인 해다. 2017년 풀무원 창립자이자 오너 경영인이었던 남승우 의장은 총괄CEO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해다. 남 의장은 1984년 직원 10여명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2017년 기준 직원 1만여명,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창사 이후 줄곧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온 그는 만 65세가 되자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공언했다. 남 의장의 후임으로 지목된 인물이 이효율 현 풀무원 총괄CEO다.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 건 지난해 5월이다. 2019년 3월 풀무원은 주요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외부투자자 지분(7.24%)을 모두 매입함으로써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한 ‘원 풀무원’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이로써 상장사인 지주회사 풀무원이 비상장사인 자회사들의 지분 100%(합자회사 제외)를 보유하게 됐다. 지주회사인 풀무원은 전사 경영과 브랜드, R&D를 총괄관리하고, 자회사인 풀무원식품 등이 직접 사업으로 부문을 나눴다.

풀무원 이효율 총괄대표가 지주회사 풀무원의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굳히긴 했지만, 남 의장은 지주사의 주식 218여만주, 지분율 51.84%를 가진 최대주주다. 주식 38만주를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된 풀무원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행했다고 들려온 소식은 없다. 대표직을 내려놓고는 풀무원 이사회 의장 겸 풀무원재단 고문을 맡았다. 풀무원 미국 법인과 풀무원샘물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남승우 의장 일가가 풀무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남 의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장녀는 풀무원의 주식을 갖고 있었지만 2010년 지분 전량을 매각한 이후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차녀 남미리내씨는 지주사 지분율 0.56%를 갖고 있다.

아내 김명희 대표와 장남 남성윤씨는 풀무원과의 연결고리가 장녀와 차녀보다 깊다. 김명희 대표와 남성윤씨는 각각 피씨아이 대표이사와 올가홀푸드의 최대 주주로 등재돼 있다. 피씨아이의 전신은 풀무원아이씨로, 2008년 풀무원건강식품에서 인적분할됐다. 분할 직후 매장판매사업 부문의 떼내 새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등기부등본상 피씨아이의 주 사업 목적은 투자지주회사다. 남승우 의장은 피씨아이의 지분 71.67% 가진 최대주주이고, 김명희 대표는 대표이사이자 2대 주주다. 남성윤씨는 풀무원 유기농 전문매장 올가홀푸드의 최대주주다. 2015년 올가홀푸드의 최대주주였던 풀무원아이씨가 갖고 있던 지분 75.92%를 남성윤씨가 넘겨받았다. 피씨아이는 풀무원의 주주이자 계열사이고, 올가홀푸드는 풀무원과의 직접 지분 관계가 없기 때문에 풀무원 계열사로 분류되지 않는다.

풀무원은 운영지주회사를 채택했다. 운영지주회사는 네슬레나 다논 등 다국적 글로벌기업의 지주회사 운영모델이다. 지주회사가 모든 중요 의사결정을 하고, 자회사가 이를 수행하는 경영구조다. 주력사업을 정해 그 분야에 집중하여 사업을 자회사들이 전개하는 방식이다. 지주회사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이득을 내는 투자지주회사, 자회사 경영에 폭넓은 재량권을 주는 전략지주회사, 운영지주회사 등이다. 전략지주회사는 국내 금융지주가 대표적인 예고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업 운영 방식이다.

풀무원처럼 지주회사가 자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갖는다는 건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지배구조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주회사와 사업을 수행하는 자회사의 실체가 동일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고, 지주회사의 큰 그림 아래 각 사업체들이 하나의 유기물처럼 운영될 수 있다. 범 풀무원 계열 중 상장사는 지주사 뿐인데, 자회사들 실적이 지주사 실적에 100% 연결되는 구조다. 여기에는 남 의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과거 ‘풀무원홀딩스’에서 풀무원으로 지주회사명을 바꾼 이유도 사업 자회사의 성과를 지분율 만큼만 공유하는 일반적인 지주회사로 보는 경향이 있어 풀무원의 성과를 나타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남 의장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유선희 기자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유통·부동산 BEST CLICK

오늘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