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준비한 ‘제주 용암수’, 갈등 끝내고 시장 출격
쉬운 사업은 아니었다. 제주 용암해수 사업권을 갖고 있는 토착기업 ‘제주 용암수’를 2016년 인수해 오리온만의 생수를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2017년부터 5년 동안 관련 사업에 3000억여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실제 120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구좌읍 제주용암해수단지 내 전체면적 3만㎡ 부지에 공장을 지었지만, 제주 용암수의 국내 판매 여부를 두고 오리온과 제주도의 갈등이 벌어졌다. 당시 제주도는 오리온 제주 용암수를 중국 등 해외 판매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오리온에게는 급제동이 걸린 셈이었다. 올해 초부터는 제과 사업에서 넓혀온 해외 영업망과 마케팅 노하우를 활용해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제주산 생수로 해외시장 공략을 주요 목표라고 해도 국내 기반과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위해 국내 판매가 필요하다는 게 오리온의 입장이었다.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올 1월 말에서야 제주특별자치도청과 오리온은 국내 판매 관련 협상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온라인과 면세점 등에서만 판매하기로 한 것이 주 내용이었다. 따라서 올 초까지는 오리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가정배송 판매만이 가능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오리온 제주용암수’ 현지 판매가 시작됐다. 오래 기다려온 사업인 만큼 판매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 2030세대 직장인들이 모여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편의점과 징둥닷컴 입점을 통해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동시에 공략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 진출 이후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현지에 일고 있는 한류 열풍에 발맞춰 ‘오리온 제주용암수’ 한글 제품명을 라벨에 병기해 ‘한국에서 온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호텔과 레스토랑의 VIP 타깃 대상으로 미네랄워터의 장점을 알리는 등 다각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게다가 중국과 베트남은 생수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주요 국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발간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음료류 시장’에 따르면 중국 생수 시장은 2013년 117억달러에서 2017년 196억달러로 성장해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며,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26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역시 2013년 이후 매년 생수 소비가 늘고 있어 생수 시장과 관련한 성장 잠재력이 있는 나라로 꼽힌다.
◇ 제과 외 사업 확장에도 집중
음료 상품군 확장도 순조롭다. 지난 17일 내놓은 닥터유 드링크는 오리온의 첫 ‘레디 투 드링크’(RTD) 제품이다. 초콜릿 맛과 바나나 맛 2종이다. ‘밀크 프로틴’을 사용해 달걀 2개 분량의 단백질 12g과 18종의 아미노산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국내 최초 무균 충전 시스템 라인에서 생산해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오리온의 설명이다. 제품은 최근 주 52시간, 워라벨 및 집콕으로 인한 홈트레이닝 등 운동 및 자기관리 트렌드 확산으로 단백질 식품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단백질 성분을 강화한 ‘닥터유 단백질바’가 1년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00만개를 돌파할 만큼 반응이 좋았던 것도 한몫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닥터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본격 활용해 비타민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닥터유 드링크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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