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은 2020년 KT의 판교 신사옥 건립 공사를 사업비 900억원대에 수주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물가가 폭등하고,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인상되며 수주 가격보다 약 171억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됐다. 이에 쌍용건설은 KT에 공사비 상승분 171억원을 KT에 청구했지만, KT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T는 판교사옥 건설과정에서 쌍용건설의 요청으로 공사비를 조기 지급했고,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 증액분(45억5000만원)도 이미 지불했다고 밝혔다. KT는 쌍용건설의 공사기한 연장(100일) 요청을 수용하고 추가 대금을 포함한 공사비를 모두 정산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쌍용건설 측은 KT가 수많은 언론에 전달한 공식 답변에서 시공사와 대화와 협상에 대한 긍정적 취지의 답변을 했고, 당사에게는 내부 논의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고 피력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KT가 언론에 밝혔던 입장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며 “계약당사자 간의 소통없이 기습적으로 소송전을 발표 건은 긴 시간 국민 공기업이던 기업의 모습이라고 보기가 힘들다”고 평가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최근 건설업계는 천재지변급으로 상승한 자잿값과 인건비로 인해 생존을 위해서라도 공사비 증액에 대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주처의 모르쇠 적 태도는 도의적 차원을 넘어, 추가적인 공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자사 평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공사비 갈등을 해결하고자 부동산 규제완화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KT는 물가변동 배제특약만을 고수하며 수많은 중소건설업체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런 기업의 현재 행태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건설사의 입장에선 KT와 쌍용건설의 공사비 관련한 갈등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발주처와 시공사의 관계가 '슈퍼갑'과 '슈퍼을'일지라도 무조건 발주처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는 전례가 생겨서는 안된다. 이번 사건이 KT의 주장대로 소송결과가 나올 시 건설업계는 KT가 발주한 공사를 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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