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외에도 기존 케이블 VOD 콘텐츠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시청자들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게 많아졌지만 이와 동시에 1000만 영화가 더 이상 기적, 신화 등이 아니게 되면서 콘텐츠가 획일화되어 간다는 비판의 강도 역시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아홉 개 도시의 먹거리를 다룬 <길 위의 셰프들>, 컬러 보정으로 흑백으로 접한 역사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온난화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를 영상미로 표현한 <우리의 지구>, 전 세계 20명의 드라이버에게만 허락된 시속 300km의 스포츠 <F1, 본능의 질주>, IT 거물이 어떻게 인류를 살리기 위해 고뇌하는지 보여준 <인사이드 빌 게이츠> 등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콘텐츠가 한국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흥행과 시청률이 성공의 주요 지표로 작용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주류 문화 담론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다루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런 이야기들을 국가와 언어에 상관없이 제작해 국내 회원들이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던 신선한 이야기들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 중 부상당한 민간인을 구하는 자원봉사 단체 시리아 민방위대를 다루며 절망 속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89회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작 <화이트 헬멧: 시리아 민방위대>나 그릇된 편견과 폭력적 관습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피리어드: 더 패드 프로젝트> 등의 콘텐츠는 전쟁 영화 속 주인공의 영웅적 측면을 부각하거나 폭력에 무너지는 가정을 클리셰처럼 다루던 기존 영화와는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의심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또한 기존 여성 대상 범죄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들과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성범죄에 대한 어떤 노골적인 묘사 없이 주제 의식을 전달하며 기존 가해자 위주 서사가 아닌 피해자 중심의 스토리텔링으로 수사 시스템과 사회 구조의 허점을 짚어내는 등 범죄 드라마의 모범사례를 제시하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185cm의 큰 키를 가진 16살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톨걸>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10대 소년 샘의 홀로서기 성장 스토리를 다룬 <별나도 괜찮아> 등의 이야기는 스크린에서는 주인공의 친구, 괴짜, 개성 있는 조연으로 그 수명을 다했을 캐릭터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였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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