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까지 50조원 투자
그룹 경영 복귀 이후 신 회장은 ‘투자’와 ‘비상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 투자와 7만명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화학 분야 투자도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 분야에 2022년까지 3조7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해당 투자를 통해서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 매출 50조원, 글로벌 7위 화학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 조성한 대규모 유화단지가 출발점이다. 상업생산은 오는 2023년부터다. 신규 유화단지가 완공되면 롯데의 화학 부문은 동남아 거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 분야에서도 대대적인 물류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8월부터 업계 최초로 ‘야간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후 8시까지만 주문하면 그날 밤 12시까지 배송을 완료한다.
지난해 3월 충북 증평군에 1300억원을 투자해 세운 ‘신선식품혁신센터’ 또한 식자재 유통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첨단 공법을 사용해 과일과 정육을 씻고 가공하고 상품화하는 물류기지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도 국내 재벌 총수 최초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나 미국 투자 확대와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지난 5월 9일 준공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에탄크래커 공장에 대해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 고맙다고 화답하고, 생산품에 대해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월 9일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에탄크래커 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투입된 사업비는 총 31억 달러(약 3조6,000억원)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다. 역대 한국 기업으로는 두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말부터는 비상경영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0월 말 지주와 계열사 주요 임원 150여명이 참석한 경영 간담회에서 해당 내용을 전파했다.
당시 간담회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투자의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집행하고 예산관리를 강화해 임직원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향후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도 철저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장밋빛 계획이나 회사 내외부의 환경만 의식한 보수적인 계획 수립은 지양해달라”며 “명확하고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혁신을 통해 이를 반드시 달성하고 기간별로 철저한 피드백을 통해 탄력적 경영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 롯데엘셀러레이터 중심 VC 강화
투자와 비상경영체제를 강조한 신 회장은 VC(벤처캐피탈), 옴니쇼핑, 롯데리츠 등에서 내년부터 새로운 동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VC의 경우 지난 8월부터 롯데그룹 미래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8월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을 만나 이스라엘의 첨단기술 기반 기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유통을 중심으로 한 롯데가 VC 육성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엘리 코헨(Eli Cohen)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을 만나 이스라엘 정부의 창업 및 기술혁신 지원 시스템과 우수 스타트업에 대한 소개, 그리고 롯데의 스타트업 투자사례 등이 공유될 것”이라며 “향후 장기적인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을 방문한 이유는 스타트업 및 하이테크 산업 육성 선도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은 적은 인구와 군사적 긴장상황이라는 조건 속에서도 글로벌 상위권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의 VC 육성은 롯데엑셀러레이터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롯데엑셀러레이터는 VC를 비롯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역량을 맡아왔다.
신 회장이 8월 VC 육성을 공언한 만큼 다양한 나라에서 해당 인재 발굴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인도에서 10개의 유망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인도공과대핵 리서치파크와 함께 ‘제1회 롯데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롯데는 발굴 회사들에 총 350만 루피(한화 약 57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향후 투자 및 협업 방안을 검토한다.
이진성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는 “우수한 아이디어와 사업역량을 가진 인도 스타트업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시도할 것”이라며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이스라엘 등 전세계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4O(Online For Offline) 채널을 위한 ‘옴니 쇼핑’도 내년에 신 회장의 경영 키워드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유통 채널 부진을 옴니 쇼핑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230억원의 분기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080억원 대비 1/10 수준으로 급락한 모습이다. 분기 영업이익도 반토막났다. 3분기 분기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1990억원보다 56.0% 급감했다. 분기 매출은 4조4050억원이었다.
옴니 쇼핑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환경이 골자다. 온라인의 강점인 정보 전달, 상품검색, 가격비교, 리뷰 기능을 오프라인에 접목시켜 온라인으로 떠나는 고객들을 유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매장 구매 시에도 리뷰 데이터를 축적할 방침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 개인 맞춤형 쇼핑정보 제공, 업계 최초 상품 단위 오프라인 매장 검색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온-오프 통합 가격 비교 정보를 제공해 오프라인 가격 신뢰도를 확보하는 등 옴니 쇼핑 환경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플랫폼과 단품 관리 및 프리미엄몰을 활용한 O4O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달 중순으로 예고된 인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닫기정지선기사 모아보기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50대 인사를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 선임하면서 세대교체 인사를 진행했다.
강희석닫기강희석기사 모아보기 이마트 대표이사,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종 현대백화점 신인 사장이 대표적이다. 신 회장이 이달 중순에 발표될 인사에서 뉴롯데를 이끌어갈 인사를 어떻게 구성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 여성 리더 등 인재 경영 지속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에서 또 다른 핵심은 인재다. 이달 중순 발표되는 정기 임원 인사 외에도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 신동빈 회장의 뜻이다.
지난 11일은 ‘롯데 와우포럼’을 개최해 여성 리더 양성에 뜻을 드러냈다. 이 포럼은 신동빈 회장, 황각규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여성리더 경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강연이 진행됐다. 또 여성 인재 육성에 힘쓴 계열사도 시상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다양한 사고를 가진 인재들이 존중받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여성인재 육성 및 양성 평등의 직장문화 구현을 주문해 오고 있다”며 “롯데는 국내 최초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도 도입을 비롯해 여성육아휴직 기간 2년까지 연장, 남성의무육아휴직제 및 ‘대디스쿨(남성육아휴직자 교육프로그램)’ 도입, ‘맘스힐링(여성육아휴직 후 복직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에는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재건축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오산캠퍼스는 롯데 인재 육성의 산실로, 신 회장의 ‘인재 경영’을 상징하는 곳이다.
그는 오산캠퍼스 부지 및 주변현황, 부지 내 건물 배치 계획 등을 보고 받고, 공사 진행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인재 육성에 대한 지원은 결국 롯데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오산캠퍼스를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동량을 키워낼 최고의 시설로 꾸미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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