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신세계그룹은 ‘어닝 쇼크’를 겪었다.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 e커머스 성장에 따른 전통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어려움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초저가 정책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의 실적을 흑자전환시켰고, 정유경 사장은 면세 사업을 중심으로 조용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 이마트, 3분기 누적 영업익 2258억원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7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창사 26주년 만에 첫 적자를 보였다.
이런 실적 부진은 지난해부터 징조를 보였다. 이마트는 2016~2017년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6년 6334억원, 2017년 6384억원이었다.
이마트 측은 “지난해 오프라인 기존점 신장률이 -6.7%, 12월 영업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이마트몰 외형성장이 이어지면서 해당 부분 손실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런 추세는 이어졌다. e커머스 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매출 하락으로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겪었고, 정용진 부회장은 부실 점포 구조조정(세일앤리스백), 자사주 매입 등 구체적인 실적 반등 조치를 내놨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8월부터 선보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등 초저가 정책에도 집중했다.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여 오프라인 매출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다행히 이런 행보는 지난 3분기부터 이마트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3분기 이마트 분기 영업이익은 126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분기매출은 5조633억원이었다. 이마트 측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이하 국민가격)’ 등 초저가 정책과 이마트24의 자회사 실적 개선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지난 2일 진행한 ‘대한민국 쓱데이’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특히 론칭 100일이 지난 국민가격의 경우 최근 TV·노트북까지 상품군을 확대했다. 이마트는 12일 일렉트로맨 노트북, 일렉트로맨 UHD SMART TV를 출시했다. 노트북 가격은 69만9000원, TV는 42만9000원이다.
이마트 측은 “2개 상품 모두 대량매입과 핵심가치 집중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며 “TV의 경우 유사상품 대비 50% 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민가격이 지난 100일간 소비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국민가격 1탄인 ‘도스파코스 와인(750ml 2종, 4900원)’은 출시 100일 만에 총 84만병이 팔렸다. 같은 기간 물티슈는 100만개, 생수는 34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달 2일 개최한 ‘대한민국 쓱데이’도 이마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날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을 방문한 고객 수는 6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를 방문한 고객은 160만명이었다. 관련 매출 또한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4000여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도 이날 전년 대비 70% 이상 매출이 상승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내년에도 ‘초저가’ 뚝심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성비 높은 상품이 온라인으로 향하던 고객들의 발길을 이마트로 돌렸다는 평가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민가격과 대한민국 쓱데이가 경쟁 업체나 타유통업태로 향하던 고객의 발길을 이마트로 되돌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이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신세계백화점, 실적 선방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주)신세계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3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481억원 대비 114억원 줄었지만, 어려운 환경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동기간 전년 동기 대비 56%, 현대백화점 23.8%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모습이다.
(주)신세계 측은 “인천점 철수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났다”며 “기존점 총 매출액도 4.6%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백화점, 면세점, 호텔 등 정 사장이 이끄는 사업이 골고루 성과를 낸 결과다. 면세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2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634억원 대비 65.7% 급증했다. 동기간 까사미아 50.5%, 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센트럴시티도 37.5%의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주)신세계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 매출이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며 “올해 3분기 명동점은 30%, 강남점은 93% 매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세계 인터내셔날, 센트럴시티 등도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신세계 인터내셔날은 전년 동기 대비 17%, 센트럴시티는 영업 정상화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올해 경영행보를 고려할 때 내년에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키면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 명동점을 시작으로 강남 센트럴시티, 인천공항 제 1·2 터미널에 모두 입점하며 면세 부문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게(THAAD, 사드) 배치 이후 중국 관광객 감소 여파로 한화·두산그룹이 해당 사업을 철수한 것을 고려하면 대비되는 행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등도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과거 송달 수수료 등 과다 경쟁의 후폭풍을 어느 정도 격고 있다”며 “정유경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세계의 경우 다행히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화점도 어려운 업황 속 명동본점, 센트럴시티, 부산센텀시티, 대구신세계 등 대형화와 고급화를 통해 차별화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신세계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자회사들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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