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비(非)쟁점 법안으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본희의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신용정보법은 발의 1년이 된 가운데 연내 처리도 불투명하게 됐다.
정무위는 이날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법안소위 문턱을 넘을 경우 바로 열리는 전체회의에 회부해 통과를 타진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데이터 3법' 중 하나로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고 개인신용정보이동권을 기반으로 마이데이터 산업을 도입하는 바탕이 된다. 데이터 경제 물꼬를 트는 법안으로 꼽히지만 지난 1년간 국회 상임위 법안 심사 문턱 조차 넘지 못하게 됐다.
법개정을 기다린 금융권, 마이데이터 등 관련 업계에서는 실망감을 더하게 됐다. 앞서 지난 10월 22일 6개 금융협회와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등 8곳은 성명서를 통해 "금융회사들은 법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금융회사의 데이터 관련 부서들은 업무 추진을 위한 예산, 조직, 인력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핀테크산업협회도 지난 10월 23일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 지연으로 정부의 마이데이터 정책을 물론 연초부터 발 빠르게 금융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서비스를 준비하던 핀테크 기업마저 위기에 내몰렸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정무위는 전체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주주인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면서 자본확충이 어려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케이뱅크에 청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일부 의원이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규제 완화의 필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ICT 기업이 금융회사와 다른 산업자본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산업자본 취약성 때문에 수십년간 은산분리 원칙 지켜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최초발의된 지 9년여 만에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이 입법에 다가가게 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 저축은행 후순위채 사태, 동양사태 등을 거치며 법제정 필요성에 공감대는 있었으나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최근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로 입법 적시성이 높았다.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안에는 적합성, 적정성,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광고규제 등 6대 판매행위 원칙을 전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분쟁이 발생했을 때 고의·중과실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을 설명의무 위반 시에 대해서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상임위인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오는 2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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