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있는 기업은 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도록 여신 심사 모형도 전면 개편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을 기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올해 안에 동산담보법 개정을 통해 다양한 이종 자산을 한 번에 평가하고 처분까지 할 수 있는 '일괄 담보제'를 도입해 정착시키기로 했다.
법인 외에 ‘상호’가 등기되지 않은 99.8%에 달하는 자영업자도 동산담보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5년으로 돼 있는 담보권 존속기한도 폐지한다. 대법원규칙 개정을 거쳐 일괄등기시스템을 도입해 자영업자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한 등기도 허용하기로 했다.
신용정보원은 동산담보 유형별 평가/회수액, 권리/이력정보 등을 집중해 금융권 동산담보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한다.
이를 금융권에서는 대출할 때 동산유형별 담보인정비율 및 한도와 금리 산정, 이중담보 여부, 사고나 변형 등 이력정보 파악에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동산담보 대출이 부실이 나면 캠코(자산관리공사)가 담보물 매각대행, 직접 매입, 부실채권 매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회수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정책 금융에서 일괄담보제도 안착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5년간 1조원 규모 특례보증을 하고, 산업은행은 연 2000억원 규모로 동산담보대출 특별 온렌딩을 확대한다.
은행 예대율(대출금/예수금) 산정시 기업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꼽힌다. 금융당국은 현행 기업대출 100억원에 대해 예수금 100억원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기업대출 100억원에 예수금 85억원만 필요해져서 예수금 부담 감소분(15억원)만큼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술평가-신용평가 일원화로 기술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개선되는 통합 여신모형도 마련한다. 올해 유효성 평가를 거쳐 2020년부터 대형 은행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신기술, 신산업 분야 심사역량을 높이기 위해 전문심사역 요건 제시, 일정규모 이상 전담조직 마련, 은행본부-지점간 전결권한 명확화 등 금융권 공동가이드라인 마련에도 나선다.
통합여신심사 모형 활용이 높은 은행에 대해 신보와 기보 출연료 감면, 정책금융 확대 등 인센티브도 강구하기로 했다.
또 성장성 평가를 위해 신용정보원은 기업이 속한 산업의 전망, 유사기업 대비 경쟁도 및 기술우위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기업다중분석 DB’를 구축한다.
미국 사례처럼 매출채권 발생·회수, 지급결제 신용도 등 기업간 상거래 현황을 지수화해서 활용하는 '기업상거래 신용지수(Paydex)'도 도입된다.
전자상거래, 외상매출채권 등 다양한 비(非)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민간 사업자 진입장벽도 낮춘다. 금융기관 출자의무(50% 이상) 폐지, 최소자본금(50억원) 완화, 기업 정보조회업(CB) 진입요건 완화 등이 꼽힌다.
신용보증기금은 기업의 미래 가치, 성장성 등을 통계적으로 점수화해서 보증심사에 반영하는 '신 보증심사 제도'도 도입한다.
정부는 2021년까지 포괄적 상환능력 평가 시스템도 구축한다. 기술력 외에도 동태적 영업력 등 질적 성장요소를 재무적 관점의 여신심사 과정에 반영하도록 추진된다.
모든 자산 + 기술력 + 미래성장성을 통합한 여신 시스템으로 궁극적으로 대출승인→한도결정→금리산정 전반에 활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이같은 일괄담보제 도입, 여신심사 시스템 전면 개편 등으로 혁신 중소/중견기업에 향후 3년간 100조원 규모 자금 공급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중소기업은 부동산 담보가 없으면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며 "기술금융에 90조원, 일괄담보대출에 6조원, 성장성 기반 대출에 4조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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