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작년 12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혁신성장 지원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작년에 신설된 혁신성장금융본부는 ‘혁신성장금융부문’으로 위상이 높여졌다.
이 회장은 “새롭고 강력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전통적 주력사업들의 경쟁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창의성과 기술력을 갖춘 혁신기업 육성으로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기업들이 원활하게 세대 교체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한국GM, 금호타이어 등 구조조정 사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올해부터는 혁신 성장에 방점을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이 혁신성장 기관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작년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혁신성장금융본부를 ‘혁신성장금융부문’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혁신성장금융본부로 산하에 신성장정책금융센터, 간접투자금융실, 벤처기술금융실이 있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확대된 혁신성장금융부문에는 기존 신성장정책금융센터, 벤처기술금융실에 더불어 KDB넥스트라운드를 담당하는 ‘넥스트라운드실’이 신설됐다. 중소중견부문 산하에 있었던 온렌딩금융실도 ‘혁신성장금융본부’로 이동해 산하에 4개 실과 1개 센터를 가지게 됐다. 이같은 조직 개편은 그동안 구조조정 업무에 매몰됐던 KDB산업은행을 혁신성장 중심 정책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이동걸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 은행 관계자는 “혁신성장부문을 전진배치해 이 부분을 강화하겠다는게 조직개편의 골자”라고 말했다.
작년 넥스트라운드 IR을 통해 하이비, 로고스웨어, 메디코잼, 케어메디, 큐로진생명과학, 셀라바이오텍, 메디허브, 플라워메디칼 등 바이오&IoT 스타트업과 퍼즐데이터, 올레드온, 핀투비, 톤28, 팀엘리시움 등 다양한 기업이 IR을 선보였다.
넥스트라운드에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본엔젤스, 한국항공우주원 등 다양한 벤처캐피탈과 연구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온렌딩금융은 중개금융기관이 기술신용정보 제공기관에서 제공한 기업 기술신용정보를 확인해 자체금융절차에 따라 대출적격 여부를 심사하고 산업은행이 장기, 저리 자금을 해당기업에 지원하는 정책금융제도다. 온렌딩금융실에서는 해외에 진출하는 혁신기업 등의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금융부문에서도 혁신기업 심사 기능을 강화했다.
기업금융부문에는 국가경제적으로 중요한 산업에 속한 주요 기업의 여신을 통합 관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산업혁신금융단’과 원·외화 대출신디케이션 업무, 관련 기업·금융기관 고객 네트워크관리를 전담할 ‘네트워크금융단’을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기술의 융복합트렌드화를 적용하는 신산업혁신기업 여신심사를 담당하는 ‘신산업심사단’도 신설했다. ‘신산업신사단’은 과거 영업실적이나 담보위주 심사로 취급이 어려운 벤처기업, 신산업프로젝트 등에 관한 심사를 담당한다. ‘네트워크금융단’은 원·외화 대출신디케이션 업무, 관련 기업·금융기관 고객 네트워크관리를 전담하게 된다.
구조조정부문은 본부로 조정, 기업금융산하에 편제됐다. 주요 구조조정 대상업체와 여신규모가 감소해 구조조정 부문을 기업금융부문에 편제했다고 산업은행은 설명했다. 산하에 기업구조조정1~2실, 투자관리실은 기존대로 유지했다.
이동걸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쌓아온 벤처·기술금융 노하우와 새로운 심사체계를 통해 혁신기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가능성을 평가하고, CB, IB, 투자유치 지원과 같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KDB 넥스트라운드(Next Round)를대표 브랜드화 하는 등 혁신성장 금융생태계를 활성화해 역량 있는 혁신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토양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성장금융부문을 설치하고 넥스트라운드실을 신설했으나 구조조정부문을 본부로 조정하고 컨설팅실과 M&A실을 통합하면서 기존 9부문 7본부 7지역본부 54부(실) 74지점의 조직 규모는 유지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인사도 단행했다.
수석부행장에는 성주영 부행장(기업금융부문장 겸 구조조정부문장)이 승진 선임됐다. 성 신임 수석부행장은 부행장 취임 후 2015년부터 2년여간 창조금융부문을 이끌면서 우리나라 벤처기업 투자유치의 대표 플랫폼이 된 ‘KDB넥스트라운드’를 출범시키는 등 벤처기업 및 4차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 플랫폼을 구축했다. 벤처캐피탈 등 운용사에 대한 출자 업무에서 2016년 국내 최초로 운용사 리그 제도를 시행, 실력을 갖춘 신규 운용사들의 시장 진입을 유도했다. 이동걸 회장의 이번 조직개편과 맞물려 혁신성장을 주도할 적임자로 풀이된다.
2018년부터는 기업구조조정부문장을 겸임하면서 STX조선, 한국GM,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국가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구조조정 업무를 포용력과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차질없이 수행해 왔다.
이외에 오진교 강북지역본부장이 중소중견금융부문장에, 리스크관리부문장에는 양기호 혁신성장금융본부장, 배영운 해양산업금융본부장이 심사평가부문장에, 기업금융부문장에 최대현 비서실장이 선임됐다.
한국GM 법인 분리 관련 일이 마무리 되면서 산업은행도 혁신성장 지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지난 4일 전통 대출상품과 투자상품을 결합한 벤처 스케일업(Venture Scale-Up) 복합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벤처기업 지원 강화를 통해 혁신창업 생태계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KDB산업은행은 출시상품을 통해 벤처기업은 창업초기 자금조달을 위한 투자자금 유치로 인한 지분희석을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한 유동성 확보 및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미국 등 금융선진국에서 활발히 취급중인 Venture Debt 상품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 상품으로, 상품의 국내 도입가능성 타진, 시장 개척을 위한 테스트 베드(Test bed) 상품으로 개발됐다.
KDB산업은행은 높은 리스크를 감안해 취급 초기에는 제한적 규모로 운용할 계획이나, 운용실적에 따라 상품구조 및 운용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