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통사의 로밍 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미적지근하다는 올 상반기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 인사이트’가 1년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762명 중 절반 이상(52%)이 해외여행 중 ‘보이스톡’ 등 mVoIP(mobile Voice over IP)을 제외한 음성통화를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데이터 로밍에 대한 이용자 반응도 좋지 않다. 해외여행 도중 가장 많이 활용한 유료 스마트폰 데이터 서비스는 ‘포켓 와이파이’ 등 와이파이 라우터(35%)였고, 데이터 로밍(20%)은 현지 유심(19%)을 사용한 사람과 비슷한 정도였다.
이유는 이용 만족률에서 찾을 수 있다. 와이파이 라우터와 현지 유심이 각각 70%, 69%의 만족도를 보인 데 반해, 데이터 로밍은 절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36%의 이용자만이 만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사 로밍 서비스는 한국에서 쓰던 전화번호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방식과 차별되는 강점을 가진다. 다만 이것만으로 비교적 비싼 가격과 요금 폭탄 우려 등 소비자의 불만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해당 설문조사 이후에 발표된 이통3사의 로밍 상품이 로밍 시장 경쟁을 넘어 라우터나 선불 유심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음성 로밍은 ‘덤’으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자사 로밍 고객 10명 중 7명이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데이터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올해 발표한 ‘고객 가치 혁신’ 8개 중 3개가 로밍 관련일 정도로 로밍 상품에는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올해 3번째 새로운 로밍 서비스로 공개한 ‘T전화 기반 로밍’은 데이터 로밍 요금제에 가입하면 데이터 차감 없이 해외에서 음성 로밍 통화를 할 수 있게 한다. 해외·국제 구간에서 음성망을 이용하던 기존 로밍 방식에서 데이터망을 통하는 mVoIP 방식으로 전환해 이 같은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망을 이용한 통화는 HD 음질을 제공할 수 있어 통화 품질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전화 상대는 T전화를 이용하지 않아도 상관없고,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와이파이 환경에서는 T전화를 통해 해외에서 무료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지 내 로컬 통화의 경우 기존 로밍 방식(음성망)을 이용하지만, 고객 만족도 차원에서 이 또한 무료화를 결정했다고 SK텔레콤은 전했다.
김남호닫기김남호기사 모아보기 SK텔레콤 로밍사업팀 팀장은 “음성 로밍 매출은 줄어들겠지만 그만큼 데이터 로밍을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외 유심이나 포켓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로밍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KT “해외 음성통화 최대 95% 인하” LGU+ “데이터 용량·속도 무제한 로밍 요금제”
KT와 LG유플러스도 요금 인하를 포함해 개편된 로밍 서비스를 발표했다. KT는 ‘로밍ON’ 서비스를 출시해 해외로밍 통화요금을 1분당 과금에서 1초당 과금으로 바꾸고, 국내 음성통화료와 같은 초당 1.98원을 적용하고 있다. KT 측은 “기존 요금 대비 최대 95% 저렴해졌다”고 설명했다.
로밍ON 서비스 적용국가는 지난 5월 출시 당시 미국·중국·일본으로 시작해 12월 현재 21개국으로 확대됐다. 서비스 대상 국가에서라면 별도의 요금제 가입을 거치지 않아도 일괄 적용된다. 초당 1.98원은 해외 통화 착신과 발신 두 경우 모두 동일하게 부과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로밍 요금제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을 출시했다. 미국·중국·일본 등 53개국에서 하루 1만3200원으로 모바일 데이터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유플러스 측은 ‘테더링’ 기능(일 5GB, 이후 속도제한)을 사용해 그룹 여행객들이 데이터를 공유하며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또 내년 3월까지 이 서비스를 포함한 자사 6개 로밍 요금제에 대해 로밍 음성통화 수신료를 면제한다. 로밍 음성통화 무료수신은 이후 정규 상품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김희연 기자 hyk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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