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공장 증설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롯데칠성이 주류 사업을 강화한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가동하기 시작한 맥주 제2공장에 7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차입금이 지난해 기준 1조5000억까지 늘어났으나, 맥주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4년째 부진한 맥주사업…내년 개선 기대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최근 주 52시간제 확산에 따른 회식 수요 감소로 업소용 시장에서 맥주 매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 피츠는 월 평균 매출액이 5~6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어 유의미한 매출 회복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지난 2011년 롯데주류BG와의 법인통합을 통해 주류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2년간 주류 사업에서 167%의 매출성장세를 보였다. 법인통합 직후인 2011년 말 기준 롯데칠성의 주류 매출은 2188억원이었지만 2년 후인 2013년 말에는 58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카스'를 내세운 오비맥주의 공세로 직전까지 시장 1위였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조차 줄어들기 시작한 때였다.
맥주 공장 초기 투자비용과 판촉비 부담으로 롯데칠성의 맥주 사업은 4년째 수익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의 전체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2016년 27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394억원을 기록했다.
맥주 사업 수익성은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칠성은 현재 30% 수준인 업소용 시장 침투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맥주 2공장 완공에 따른 감가상각비 베이스가 올해 말부터 정상화된다"며 "광고판촉비의 효율적인 집행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음료 부문, 해외사업 강화 지속
주류 부문이 성장 부진을 겪고 있는 반면, 음료 부문은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달 파키스탄 현지 음료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파키스탄 음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1일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의 음료업체인 '리아즈 보틀러스(Riaz Bottlers)'의 사업분할합병을 통해 설립된 합작법인 '롯데 악타르 베버리지(Lotte Akhtar Beverage)'의 지분 52%를 약 580억원에 취득했다. 롯데 악타르 베버리지의 2대 주주인 '악타르 그룹(Akhtar Group)'은 자회사인 리아즈 보틀러스를 통한 음료 사업 뿐만 아니라 원료(설탕, 에탄올 등) 및 직물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1대 주주가 된 롯데칠성은 앞으로 파키스탄의 중동부에 위치한 교통 및 상거래의 중심지인 라호르 지역을 기반으로 펩시 독점 병입 제조업자로서 펩시콜라, 세븐업, 미린다, 스팅, 아쿠아피나 등 다양한 펩시 브랜드를 생산 및 유통할 계획이다.
파키스탄은 인구가 약 2억80만명으로 탄탄한 내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인구의 3분의2가 음료의 주 소비층인 30세 미만의 젊은층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파키스탄 음료시장은 판매량이 물량기준으로 지난 2011년 4억8300만 상자에서 2015년 7억7900상자로 연평균 성장률이 12.7%에 달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악타르 그룹과 긴밀한 협업 및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파키스탄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글로벌 음료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롯데칠성음료가 68년 동안 축적해 온 제조 및 운영,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키스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3분기 실적은 소폭 개선
주요 증권사들은 당장 올 3분기 실적은 시장예상합의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0.6%, 10.7% 증가해 시장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음료는 폭염과 점유율 상승으로 탄산음료와 생수가 8%, 20% 이상 매출액이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5% 증가한 5584억원,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흑자전환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적자 상품가짓수(SKU)를 줄이고 공장·물류 시설을 효율화하는 작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으로 매출 할인도 줄어들고 있음에도 생수, 탄산음료 등 주력 품목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주류도 지난해보다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부담이 차츰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내년부터는 롯데칠성의 이익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음료에서 탄산음료와 생수의 점유율 상승이 외형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일회성 이익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그룹의 배당 확대 정책을 감안하면 주당 배당금이 감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