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삼성생명발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지급 문제와 관련해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들의 영업 관행을 질타하고 나섰다.
최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금감원의 즉시연금 과소지급분을 일괄지급 권고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 의사를 표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윤 원장과 감독 당국의 반응에 온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 “사업비 떼는 것은 이해.. 약관에 없는 것이 문제” 강력한 비판
윤 원장은 “은행에 100만원을 넣으면 2% 이자를 주고 나머지로 경비를 충당한다”며 “그런데 보험은 경비 충당을 먼저하고 경비 충당 위험을 소비자에게 다 넘긴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인 ‘약관상의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이다.
그는 “즉시연금은 만기 보험금 지급 재원에서 사업비를 차감하는 것이 약관에 없는 것이 문제”라며 “금융사가 위험을 더 부담해야 맞지만, 전가한다면 분명히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4분기 종합검사,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한다”... 삼성생명 겨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5일 있었던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지급 건과 관련해 "보험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을 할 수 있고 이를 이유로 금감원이 검사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금감원에 반기를 들고 나서자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윤 원장은 금감원이 오는 4분기(10~12월)부터 재도입기로 한 종합 검사 대상이 삼성생명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헌 원장은 앞서 지난 6월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통해 "금융사의 경영실태를 큰 그림에서 파악, 점검해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종합검사를 4분기부터 다시 실시하겠다"며, “과거 관행과 달리 소비자 보호 등 금융사의 경영이 감독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회사를 선별해 실시하는 등 유인부합적 방식으로 시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이 종합검사의 주 타깃이 되지 않겠냐는 예상에 대해 특별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종합 검사 계획은 아직 논의 단계”라면서도 “소비자 보호 문제나 즉시연금 등 중요하다면 욕을 먹어도 해야 한다”고 했다. 자칫 ‘보복성 검사’라는 비난을 듣더라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또한 즉시연금 미지급금이 있는 소비자들의 민원 소송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는 금감원이 전면에서 보험사들과 소송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을 앞세워 ‘대리전’을 벌이려 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윤 원장에 따르면 16일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소송지원제도 이용 신청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24일 보험CEO 간담회, ‘가시방석’ 가능성 높아져
이 같은 상황에서 윤석헌 원장은 오는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보험업계 CEO들과의 조찬간담회를 예고한 상태다. 앞서 윤 원장은 증권업계 CEO들과 은행장들을 차례대로 만나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으며, 취임 이후 보험 CEO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이보다 앞선 7월 3일, 윤석헌 원장은 취임 후 금융권 CEO들 중 최초로 보험 CEO들과의 오찬간담회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이 간담회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돌연 취소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24일 있을 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훈훈한 덕담의 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보험업계는 24일 간담회가 즉시연금은 물론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IFRS17 등 보험업계에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될 것으로 무게감 있게 내다보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