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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파업 명분 타당한가..."정년연장 주장 등 청년 실업 외면"

기사입력 : 2018-08-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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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 총파업 투쟁 계획 발표 예정
금융노조...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시 시점 연장 등 요구

2016년 7월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 모습. / 사진출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7월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 모습. / 사진출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금융신문 박경배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지난 2016년 9월 이후 2년만에 총파업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금융노조가 내걸고 있는 파업의 명분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7일 전국 33개 지부의 10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산별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노조는 주52시간 근무제도 조기 일괄 도입,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국책금융기관의 노동3권 보장과 복지 원상회복, 핵심성과지표 전면 폐지 등에 대해 조합원의 의견을 듣고 투표 가결시 쟁의행위의 시기와 방법을 노조 집행부에 위임할 것인지에 대해 확인했다.

그간 노조의 요구사항 중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시 시점 연장에 대해 노사는 가장 큰 이견을 보여왔다. 금융노조는 정년을 만 60세에서 63세로 연장하고 임금 피크제 시행 연령은 만 55세에서 만 58세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 조정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은행권이 청년 실업 해소 등을 요구받는 상황에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을 상향 조정하면 신규채용이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50대 근로자의 일자리 양과 질은 개선된 반면 20대 근로자는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청년(15~29세) 취업자의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고치인 10.5%다. 체감 실업률인 청년 확정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3.2%, 청년고용률은 42.7%로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최근 발표한 ‘세대간 일자리 양극화 추이와 과제’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총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근로자수는 2007년 367만명에서 2017년 355만9000명으로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대 근로자수는 225만2000명에서 415만3000명으로 84.4% 증가했다.

근로자수 뿐만 아니라 세대간 임금 격차도 커졌다. 2007년부터 2017년 사이에 20대의 임금은 월 138만원에서 181만원으로 43만원 증가한 반면 50대 임금은 186만원에서 271만원으로 20대 임금 증가폭의 두배인 86만원 늘었다. 보고서를 통해 경총은 기존 근로자의 고용보호가 강화되면서 세대간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을 상향 조정해달라는 금융노조의 요구는 청년 실업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계 관계자는 "청년 실업이 정말 심각한데 정년 연장을 위해 금융노조가 파업을 한다니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희망퇴직자 10명이 퇴직할 때 젊은 사람 7명을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채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년을 앞두고 있는 중장년층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금융노조는 오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과 관련된 세부 투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경배 기자 pk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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