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면서 북미 관계개선 기대감에 가득 차 있던 한반도에 불과 3시간여 뒤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날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명의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취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 성명에서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적대감에 비춰볼 때,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해온 회담을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적시했다.
고조되었던 평화 무드에 차가운 기운이 몰아치는가 했지만 북한이 한발 물러서면서 반전을 더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오전 담화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화답했다. 그는 25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를 받은 것은 아주 좋은 소식”이라면서 “우리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26일 오후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던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돌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하루만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면서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선언한 판문점 선언도 유효하다는 점 또한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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