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중 단행될 정기 임원인사에서 류재철 CEO가 기존 경영진을 얼마나 유지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사업본부장 상당수가 전임 CEO 시절 임명된 데다 재임 기간도 길어 조직 안정과 세대교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LG전자 4대 사업본부 가운데 HS(가전)사업본부를 제외한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VS(전장)·ES(에코솔루션) 사업본부장 등 대부분은 전임 경영진 체제에서 선임됐다.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사장은 2019년 12월부터 7년째 TV 사업을 이끌고 있다. 사업본부장 가운데 재임 기간이 가장 길다. 권봉석닫기
권봉석기사 모아보기 전 부회장이 LG전자 CEO로 선임됐을 때 함께 승진했다.재임 기간 TV 사업은 중국 업체들 저가 공세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5조30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4894억 원 적자에서 7379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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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이후에도 TV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중국 업체들 가격 경쟁과 TV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박형세 사장은 프리미엄 OLED TV와 웹OS 기반 플랫폼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사업이 단기간에 TV 하드웨어의 부진을 상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7년간 사업을 이끌어온 점을 고려하면 교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VS사업본부는 최근 몇 년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석현 사장은 2021년 12월부터 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다. 취임 당시 전무였던 은석현 사장은 이듬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5년 사장으로 올라섰다. 4년 만에 사장까지 오른 고속 승진 사례다. 전장사업이 LG전자 주요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업본부 위상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VS사업본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8조91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09억 원에서 5931억 원으로 47.9%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4.8%에서 6.7%로 상승했다.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 성장률은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주 물량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익 규모까지 커지고 있어 다른 사업본부와 비교해 실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은석현 사장은 LG전자 사업본부장 가운데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다. 삼성그룹 공채로 삼성자동차에 입사한 뒤 독일 보쉬로 옮겨 17년간 기술 영업·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보쉬에서 임원까지 오른 뒤 2018년 말 LG전자 전무로 영입됐다. 구광모닫기
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ES사업본부는 이재성 사장이 2024년 11월부터 이끌고 있다. 올해 실적은 부진하다. 2026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7조72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901억 원에서 5715억 원으로 27.7% 줄었으며, 영업이익률도 10.0%에서 7.4%로 2.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872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63%나 감소했다.
이재성 사장은 1963년생으로 사업본부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류재철 CEO보다 네 살 위다. 기존 공조 사업 수익성이 하락한 가운데 AI 데이터센터(AIDC) 냉각솔루션을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AIDC 냉각솔루션 누적 수주액이 3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국 AIDC 인프라 기업과 5GW 규모 데이터센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국내 생산시설 확충에도 약 22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HS사업본부장 백승태 부사장은 류재철 CEO 취임과 함께 새롭게 선임됐다. 류재철 CEO가 가전사업본부장 자리에서 CEO로 승진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이어받았다.
올해 HS사업본부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21조6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5148억 원으로 4.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3%에서 7.2%로 소폭 하락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대외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두 지표가 모두 성장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백승태 부사장은 사업본부장 가운데 유일한 부사장급이다. 가전사업 비중과 류재철 CEO와의 업무 연속성을 고려하면 사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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