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정상권에서 밀려나 있던 삼성전자는 이번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으며 S등급으로 복귀해 체면을 세웠다.
한국ESG평가원은 15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국내 상장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상반기 정기 ESG평가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원은 삼성물산, LG전자, KT, BNK금융, SK하이닉스 등 11개사에 대해 ‘A+등급(우수기업)’으로 평가했고 S등급 5개사를 포함한 'A+' 이상 16개사를 ‘ESG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전자의 부활이다. 삼성전자는 100점 만점에 82.3점을 받아 평가 대상 100대 상장사 가운데 최고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지만 이후 2년 연속 A+등급으로 내려앉았었다. 평가원은 지배구조(G) 부문 점수가 오르고 논란이슈를 반영하는 뉴스평가에서도 개선세를 보인 점이 삼성전자의 등급 상승 배경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시가총액 기업이 ESG 최고 등급을 회복하면서 반도체 활황 추세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A+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네이버, SK, 하나금융, 현대차, 삼성물산, LG전자,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KT, BNK금융, SK하이닉스 등 11개사로 국내 대표 정보기술(IT)·금융·완성차 기업들이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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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등급에는 한전기술, CJ제일제당, 대우건설, 한온시스템, CJ대한통운, 삼성중공업, 효성중공업 등 9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C+등급은 한솔케미칼과 하이브 두 곳이었다. 특히 한솔케미칼은 3년 연속 C+등급에 그쳤다.
이미지 확대보기그룹별 성적표로는 삼성그룹이 11개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정상을 지켰다. 삼성그룹은 전년 평가에 비해 1.5% 상승한 점수를 받아 SK, 현대차, LG그룹을 제치고 1위를 굳혔다. 평가원 측은 "삼성, SK, 현대차그룹은 다른 그룹과 차별화되는 우수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들 3개 그룹의 점수차는 매우 미미해 한국을 대표하는 3개 그룹 간 ESG 경영에 대한 건전한 경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전년에 비해 개선 폭이 가장 컸지만 그룹의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CJ그룹은 11개 그룹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기업집단 간 ESG 격차가 좁혀지고는 있지만 아직 편차가 적잖고, 특정 그룹 내부에서도 계열사별로 평가가 갈리는 현상도 있어 격차를 줄이는 것은 재계 전반의 과제라는 진단이다.
이미지 확대보기금융업종이 평가 때마다 상위권을 지키는 것은 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규제와 공시 의무가 상대적으로 촘촘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화학업종은 탄소배출과 환경규제 이슈에 취약한 업종 특성상 하위권에 그치는 구조적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보기평가원에 따르면 환경과 사회 부문 점수는 전년과 변동이 없었지만 거버넌스 부문 점수는 0.3점 하락했다. 세 부문 중 거버넌스 점수만 하락한 것은 이사회 독립성이나 주주환원 정책 등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정부의 ESG공시 로드맵 발표로 대형 상장사들이 ESG 경영 전반을 재점검하고 전사적 업무 체계에 내재화해 데이터를 산출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로선 적지 않은 부담을 지게 된 게 사실이지만 잘 활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업무 고도화, 에너지 절감 등의 효과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ESG 정rl평가는 상장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기반으로 진행돼,최근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논의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거버넌스 부문 점수 하락이 평균 점수 하락을 견인했다는 점은, 공시 제도 정비를 앞둔 기업들에 이사회 운영과 주주 소통 등 지배구조 개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ESG 등급은 이제 단순한 평판 관리 수단을 넘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의사결정과 신용평가, 대출·조달 금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책임투자 원칙을 강화하면서 ESG 등급이 낮은 기업은 자본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어서다.
이에 따라 ESG 평가에서 S등급과 A+등급을 받은 16개 기업은 향후 국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ESG평가원의 ESG 평가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돼 국내 100대 상장사의 ESG 경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되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계기로 하위권 기업들의 등급 상승 경쟁과 함께, 상위권 그룹 간 격차를 좁히려는 움직임이 하반기 평가를 앞두고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3년 연속 C+등급에 머문 한솔케미칼과 하이브 등 하위권 기업들이 하반기 평가에서 등급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이창선 한국금융신문 기자 lcs20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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