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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임종룡號 우리금융, 디노랩부터 IPO까지…스타트업 ‘원스톱 성장금융’ 완성 [생산적금융 대전환]

기사입력 : 2026-07-0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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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젠글로벌·테라파이 등 현장 사례 소개…레퍼런스 축적 도움
계열사 총출동한 ‘90조’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 구체화
“기술이 성숙할 시간 벌어주는 것이 금융의 역할”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가 7일 오전 열린 컨퍼런스 시작에 앞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이미지 확대보기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가 7일 오전 열린 컨퍼런스 시작에 앞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이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디노랩부터 CVC 펀드, 벤처투자, 프리IPO, 기업공개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성장금융’ 구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가 은행권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금융은 단순한 대출 공급을 넘어 스타트업의 초기 고객 확보, 사업모델 검증, 후속 투자, 해외 진출까지 연결하는 그룹형 모험자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은 7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주관으로 ‘생산적 금융이 그리는 혁신의 미래’를 주제로 ‘2026 WFRI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금융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 출신 기업 5곳과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금융캐피탈 등 그룹 투자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름을 불러주면 꽃이 된다”…스타트업 현장 목소리 전면에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인사말에서 “연구소는 그룹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지향한다”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디노랩이 발굴한 5개 기업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과 금융에 기대하는 점을 하나하나 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행사장 입구에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배치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 꽃이 됐다는 구절처럼, 스타트업을 알아보고 이름을 불러 힘을 주면 꽃이 된다”며 “금융은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이 아니라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름을 불러주고, 함께 성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통상적인 발표 중심 행사가 아니라 스타트업 대표들이 직접 성장 과정과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우리금융 계열사 임원들이 이에 대해 질문·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생산적금융을 선언적 구호가 아닌 실제 기업 성장 사례로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90조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투자 7조 집행 로드맵 제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개요도 / 자료제공=우리금융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개요도 / 자료제공=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향후 5년간 총 90조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산적금융은 82조4000억원, 포용금융은 7조6000억원이다. 생산적금융 82조4000억원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 융자 65조4000억원, 투자 7조원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날 우리금융은 생산적 투자 7조원에 대한 세부 집행 현황도 공개했다. 올해 1~5월 국민성장펀드를 제외하고 증권 1700억원, PE 3900억원, VC 625억원, 자산운용 1090억원, 캐피탈 10억원 등 총 7325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됐다.

우리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발굴부터 후속 투자, 스케일업, IPO까지 기업 성장 전 과정을 잇는 ‘연속형 모험자본 공급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기업은 디노랩 펀드가 맡고, 성장 단계는 CVC 펀드가 지원하며, 스케일업과 프리IPO 단계에서는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우리투자증권이 대규모 투자와 자본시장 연계를 담당하는 구조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서면 인사말을 통해 “금융은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투자형 생산적 금융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디노랩을 시작으로 모든 계열사가 힘을 모아 스타트업과 청년 기업이 필요한 투자와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무부서와 빠른 연결, 기업 생애주기와 하나로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가 우리금융과의 협업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가 우리금융과의 협업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이날 스타트업 발표에서는 우리금융과 실제 협업한 기업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AI 모빌리티 금융 플랫폼 기업 에이젠글로벌의 강정훈닫기강정훈기사 모아보기 대표는 “우리은행이 2016년 9월 저희를 처음 불러줬다”며 “당시 사무실은 좌석 4개로 시작했지만, 우리은행의 여신금융 AI 솔루션을 시작으로 카드 프로텍션 시스템, 준법감시 영역까지 확장했다”고 말했다.

에이젠글로벌은 금융 AI 기술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전기차·모빌리티 데이터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가보면 우리금융 로고가 붙은 바이크들이 돌아다닌다”며 “우리금융이 첫 고객이자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사업 성장의 고비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금을 공급해줬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테크기업 테라파이는 우리WON뱅킹 내 ‘전세지킴이’ 서비스와 연계된 사례를 공유했다. 정동훈 테라파이 대표는 “부동산 계약에도 신용평가처럼 위험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주소와 보증금, 계약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테라파이는 디노랩 충북에서 출발해 우리금융 실무부서와 연결되며 지역 기반 서비스가 금융앱 고객 접점으로 확대된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외화결제 API 기업 캐시멜로는 금융회사의 외화결제 비용과 수수료 절감 가능성을, 딜리버리랩은 식자재 유통 플랫폼 ‘오더히어로’를 통한 외식업 공급망 효율화 사례를 소개했다.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는 “외식업 시장은 여전히 유통사와 공급사의 관계가 복잡하고 노후화돼 있다”며 “이를 일원화하고 효율화하는 것이 오더히어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신발 제조기업 크리스틴컴퍼니도 디노랩을 통한 초기 발굴과 투자 연계 사례로 소개됐다. 참석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금융그룹과의 협업이 단순 투자 유치를 넘어 초기 고객 확보와 레퍼런스 축적, 시장 신뢰도 제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증권·PE·VC·캐피탈 한자리…그룹형 생산적금융 실험

우리금융그룹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협업 사례이미지 확대보기
우리금융그룹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협업 사례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우리나라 모험자본 생태계의 취약점과 금융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초기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뿐 아니라, 기술이 시장에서 성숙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생산적금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헌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PE본부장은 스타트업의 본질을 “기존 기업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파악하고 솔루션을 창출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전통적인 금융이 커버하지 못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생산적금융의 본질”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모험자본 생태계의 한계도 함께 지적됐다. 박성민 우리은행 투자금융본부장은 “과거에 비해 자금 공급 루트가 많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초기 스타트업 자금 공급 과정에서 정책자금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투자가 보수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또 “회수시장 한계도 크다”며 “시리즈A 등 초기 투자자금이 회수될 수 있는 통로가 사실상 IPO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수시장이 활성화되면 모험자본 생태계에 자금 공급이 훨씬 원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이 지점에서 IPO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우리투자증권 CM본부장은 “우리투자증권은 2024년 8월 출범 이후 제반 사업 역량을 넓히고 있는 단계”라며 “IPO 업무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IPO는 스타트업 성장의 결실을 회수하고, 이를 다시 혁신기업에 재투자하게 만드는 선순환의 중요한 고리”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공모 이전에는 자금조달 수단이 많지 않지만, 제도권 자본시장에 들어오면 조달 수단이 다양해지고 연구개발(R&D)과 투자도 활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노랩·CVC·IPO 잇는 계열사 시너지…“기업 생애주기별 원스톱 지원”

7일 오전 열린 우리금융 컨퍼런스에서 참가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7일 오전 열린 우리금융 컨퍼런스에서 참가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우리금융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을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경민 우리금융캐피탈 신기술금융부장은 “모험자본 공급에서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연속 공급”이라며 “모든 금융기관과 투자기관이 모험자본을 외치지만 실제 초기기업까지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우리는 성장 단계별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며 “계열사마다 처한 영업환경을 고려해 각 회사가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자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디노랩 펀드, CVC 펀드, VC·PE 투자, IPO까지 펀드 규모와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각 계열사의 역할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구체적 협업 사례로는 딜리버리랩이 언급됐다. 이 부장은 “CVC와 디노랩 펀드에는 우리금융캐피탈뿐 아니라 은행, PE, 증권 등 계열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관 사업모델도 계속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한 딜리버리랩은 우리카드와 협업해 수익모델을 찾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현주 본부장도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투자는 기업의 생애주기에 맞추고 있다”며 “발굴, 성장, IPO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본부장은 우리금융이 증권사 재출범과 보험 계열사 편입 등을 거치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갖춘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은행은 LP 투자자로서 벤처펀드 투자를 다양하게 해왔고, 그룹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면서 계열사 간 유기적 시너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에게 풀패키지로 투자구조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며 “은행과 보험의 선순위대출, 증권사의 중·후순위 대출 강점 등을 결합할 수 있는 완성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계열사 임원들이 한 달에 한 번 추진위원회 형태로 모여 시장 상황을 평가하고 투자·금융지원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는 혁신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금융지원 방안을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며 “2026년은 우리금융그룹의 모험자본 공급체계가 본격 가동되는 원년인 만큼, 연구소도 그룹의 싱크탱크로서 혁신기업의 성장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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