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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5년간 총 2655조 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투자 전략을 발표하며 ‘초격차 삼성’ 실현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반도체에만 2100조
삼성그룹은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첨단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총 2655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투자 분야는 지역별로 나눠 발표했다.▲경기 2030조 원(평택·용인 반도체 단지) ▲호남 425조 원(광주 반도체 단지, 해남 AI 데이터센터, 고창 물류센터, 태양광·수소 등 에너지 설비) ▲충청 140조 원(천안·온양 HBM 팹, 아산 차세대 디스플레이, 천안 차세대 배터리 마더팩토리, 세종 서버용 패키지기판) ▲영남 60조 원(구미 스마트폰·로봇 마더팩토리 및 AI 데이터센터, 부산 MLCC 패키지기판, 울산 전고체배터리·ESS, 거제 고부가가치 선박) 등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별도 공시를 통해 회사 차원 투자 규모가 총 2450조 원이라고 밝혔다. 용인 등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에 1650조 원,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에 400조 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전체 투자액의 86%인 약 2100조 원이 반도체에 투입된다. 투자 시기는 올해부터 오는 2040년까지, 15년으로 제시됐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70조 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전사 설비투자액(53조 원)보다 연간 기준으로 3배가 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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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조치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같은 날 투자 전략을 발표한 SK그룹은 투자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워낙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정부 지원이 먼저 구체화하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여러 지역 중 전력·용수·인력 확보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 측면에서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담팀을 구성해 직접 보고받고 신속하게 지원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급등세는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제품 기본가격을 20% 이상 인상하며 “(메모리 가격 폭등은) 40년간 어떤 분야에서도 본 적 없다”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D램을 구매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배경에는 최근 이와 같은 메모리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AI로 인해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하지 못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에도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반도체) 단지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도 준비해야 할 시점을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삼성’으로 기술 주도권 탈환
이재용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건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이후 거의 7년 만이다.그동안 이재용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회사 경영에 대해 직접 말하는 것을 극히 자제해왔다. 지난 2015년 경영권 승계 관련 혐의를 시작으로 10년가량 각종 사법 리스크에 시달린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2019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았고, 회사로부터 보수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 불법 승계 혐의 재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오너 경영자로서 ‘뉴삼성’ 비전 실행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올해 1월 삼성그룹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은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에서 “숫자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세미나는 삼성이 9년 만에 부활시킨 전 계열사 임원 대상 교육이다.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영상 속 메시지 주인공은 이재용 회장으로 여겨진다.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배경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관련 기술 개발에 실기하면서 기술 주도권을 놓치는 일을 반복해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나 수익성 문제로 개발팀을 축소했다가 HBM3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본격 공급할 HBM4 경쟁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한 것이다. 이를 위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한 세대 앞선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성능을 높였다. 자체 보유한 파운드리 사업부를 통해 베이스다이를 직접 제조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사업장은 HBM 패키징을 담당하는 거점이다. 현재 글로벌 고객사와 공급을 논의 중인 HBM4E 상황을 점검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이 패키징 공정을 연일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AI 반도체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시장은 로직 칩과 방대한 데이터를 공급하는 HBM을 하나로 결합한 ‘더 거대하고 고도화된 패키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서다. 아무리 뛰어난 D램을 만들더라도 이를 하나처럼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이 없으면 제 성능을 낼 수 없고 발열과 데이터 병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공정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 AI 시대에는 메모리 제조부터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승부처가 된다. 전 세계에서 이 삼박자 종합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유일무이하게 종합 반도체 기업(IDM)인 삼성전자뿐이다.
이 회장은 이달 2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천안 온양 일대에 56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HBM 팹 투자를 알리기 위해 다시 단상 위에 올랐다.
그는 ""AI 시대 미래 승패는 AI를 구동하는 소재와 부품에 달려있다"며 "국토의 중심 충청은 앞으로 IT 소재·부품 글로벌 허브로서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기 영업익 100조 ‘신기록’ 예고
이재용 회장이 승부수를 건 반도체는 AI를 이끄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앞으로도 회사 실적은 반도체가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현재 삼성전자 영업이익 95%가량을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가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역대 최대인 매출 174조2000억 원, 영업이익 57조200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3%에 달했다.
이 중 DS(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 53조7000억 원(영업이익률 66%)을 담당했다. 아직 적자를 보고 있는 비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를 제외한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률은 7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실적은 계속 좋아져 하반기에는 매 분기 100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2분기에만 영업이익 80조 원 안팎이 거론된다. 노조 성과급 협상 타결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부담이 있더라도 전분기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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