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재개 가능성이 커지고, 금융당국 역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주요 금융지주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누가 먼저 코인을 발행하느냐”보다 “누가 결제·송금·수탁·플랫폼을 묶는 생태계를 먼저 구축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격적 대응 나선 '하나금융'
이번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 경쟁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BNK금융, iM금융, JB금융 계열 은행,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과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선제적으로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향후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발행뿐 아니라 유통과 실사용처 확보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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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신한' · 인프라 '농협'
신한금융그룹은 발행보다 플랫폼 경쟁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 사례가 ‘프로젝트 팍스(Project Pax)’다. 신한은행은 일본 Progmat, Datachain 등과 함께 한·일 간 스테이블코인 송금 실증을 진행했고, 1단계 기술 검증(PoC)을 마쳤다. 이 프로젝트에는 NH농협은행, KDAC, 케이뱅크 등도 참여했다.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 은행망은 유지하면서 국가 간 자금 이동 구간에만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는 이른바 ‘샌드위치 모델’이다. 신한은행은 송·수신은행 역할을 모두 수행하며 환율 시뮬레이션, API 연동, 외환 리스크 최소화 등을 검증했다. 2단계에서는 SWIFT 연동과 PvP(동시결제) 구조까지 검토 중이다.
특히 해외 투자자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K팝 저작권 STO에 직접 투자하는 구조를 설계하며, 단순 결제를 넘어 자산 유통까지 연결하는 모델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은 2분기까지 자체 메인넷 기반 2차 PoC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협력 'KB' · 자체 역량 '우리'
KB금융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 4월 KB금융 경영진은 제레미 얼레어(Jeremy Allaire) 써클 최고경영자와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작년 6월 써클과의 경영진 미팅을 통해 협력을 본격화했고, 이미 써클의 발행·관리 플랫폼인 ‘써클 민트’를 활용한 PoC도 마쳤다.우리금융 역시 2024년 커스터디 기업 BDACS와 협력 기반을 마련했지만, 최근 외부 공개 행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내부 경험를 축적해온 만큼,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이후 본격적으로 역량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먼저 발행하느냐가 아니라 실제 결제와 송금·투자·자산관리까지의 '연결'을 이뤄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디지털자산 시장은 생태계를 주도하는 곳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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