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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사 모아보기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이사에게 올해는 의미 있는 한해였다. 네이버가 웹툰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 지 정확히 20년을 맞은 해가 2025년이었기 때문이다. 김준구 대표는 한국에서 웹툰 플랫폼을 키웠고, 만화 강국 일본은 물론 웹툰이 생소했던 미국 시장에서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웹툰 기업으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 개발자 출신으로 ‘덕심’을 경영 철학으로 삼아 콘텐츠 산업의 판도를 바꾼 그가, 이제 K-웹툰을 앞세워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고 있다는 점에서도 상징적이다.
웹툰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웹노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를 거쳐, 2017년 네이버가 웹툰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네이버웹툰을 설립할 때 대표에 선임됐다. 이후 2020년 미국에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세우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다. 특히 지난해 김준구 대표는 540억원 넘는 보수를 받으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을 제치고 대한민국 ‘최고 연봉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하던 그는 9,000권 가까운 만화책을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 만화광이다.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 만화라는 매체 감정선과 독자 심리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덕분에, 신생 서비스였던 네이버웹툰을 맡아 ‘덕업일치’ 인생의 서막을 열었다.
김준구 대표는 2004년 말 네이버 첫 웹툰 ‘정글고’(작가 김규삼)를 선보였고, 이후 ‘골방환상곡’, ‘낢이야기’ 등 초창기 작품들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네이버 최장수 연재작 ‘마음의 소리’(작가 조석)도 김 대표가 발굴한 작품 중 하나다.
경영 철학은 애정 어린 ‘덕심’에서 시작한다. 시스템 개발자 출신인 그는 숫자보다 콘텐츠, 전략보다 사람을 우선시했다. 초기부터 작가들을 파트너로 대하며 동고동락했고, 원고 마감이 늦어지면 직접 전국 원고 독촉 투어를 벌이기도 했다.
기안84는 한 예능에서 김 대표 원고 독촉을 회고하며 “준구 형님이 아니었으면 나는 이렇게 못 살았다”고 한 바 있다. 김 대표도 당시 인터뷰에서 “당시 잠수를 탄 작가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게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준구 대표는 탄탄한 창작자와 콘텐츠 기반 위에서 국내 웹툰 산업에 큰 획을 그었다. 만화 연재 주기에 예민한 독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일상 생활에 웹툰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업계 최초 요일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모바일로 확장하기 위해 이용자 입장에서 불편한 점을 고려해 네이버웹툰 앱 개발에 착수했다. 김준구 대표 주도로 이뤄진 이 앱은 네이버 초기 모바일 앱 중 하나로, PC 웹툰을 모바일로 완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준구 대표는 창작자와 공생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2013년 웹툰 작가들에게 지식재산권(IP) 사업 수익을 공유하는 ‘파트너스 프로핏 쉐어(PPS)’ 제도를 도입했고, 창작자에게 매월 원고료를 지급하고 수익을 분배하는 RS 체계도 보편화했다.
김준구 대표는 웹소설로도 영역을 확장해 2021년 국내 최대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인수해 최대주주(지분 56%)로 올라섰다. 2022년에는 문피아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네이버웹툰 임원진과 협업해 웹소설 IP를 웹툰·영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가속화했다.
글로벌 진출도 적극적이었다. 2013년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의 전자책 앱 ‘라인망가’를 통해 일본 시장에 웹툰을 처음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단행본 문화가 강했지만, 현지 창작 생태계 구축과 플랫폼 현지화로 디지털 독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라인망가는 지난해 일본 앱 마멧 매출 1위, 올해 점유율 51%를 달성했다.
김준구 대표는 한국·일본에서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미국 시장은 웹툰이 상대적으로 생소한 미개척지였지만, 시장 규모와 IP 글로벌 확장 관점에서 필수 거점으로 판단했다.
네이버는 2020년 LA에 설립한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모회사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팬데믹 시기 디지털 만화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김준구 대표는 누구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캔버스’ 시스템을 미국에 도입해 창작 진입장벽을 낮췄다. 올해 개최된 ‘웹코믹 레전드’ 공모전(상금 약 14억원)에는 4,000여 편이 응모되며 북미 생태계가 활성화했음을 입증했다. 김준구 대표는 “작가 풀 확대가 콘텐츠 다양성과 플랫폼 성장을 동시에 이끈다”는 전략을 직접 주도했다.
이후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였다. 김준구 대표가 당연히 상장사를 이끌었다. 김 대표는 미국 나스닥 사장 이후 열린 올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네이버 웹툰을 시작하면서 아시아의 디즈니를 목표로 세웠던 데는 2가지 의미가 있다”면서 “디즈니처럼 훌륭한 작품들을 글로벌로 배급할 수 있는 배급망과 IP를 갖추는 회사가 되고, 또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이었다. 콘텐츠 기업이자 플랫폼 기업으로 100년 넘게 롱런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DC코믹스, IDW퍼블리싱, 다크호스, 디즈니 등과 제휴를 맺으며 미국 콘텐츠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디즈니와의 파트너십은 웹툰이 미국 주류 콘텐츠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상징적 의미로 평가된다. 디즈니가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2%를 인수하며 마블·스타워즈 등 IP 약 3만5,000편을 웹툰 포맷으로 재구성하는 공동 플랫폼을 만들다는 것은, 단순 콘텐츠 제휴를 넘어 장기 전략적 동맹으로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김준구 대표는 미국 사용자 락인과 신규 유입을 위해 웹툰을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변환해 주는 ‘비디오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숏폼 영상을 웹툰에 접목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신작과 실시간 인기 작품 핵심 장면을 숏폼 트레일러로 제공하는 ‘뉴 앤 핫(New & Hot)’ 탭을 추가했다.
향후 김준구 대표는 디즈니 제휴를 발판 삼아 북미 생태계를 확대하고, 오는 2028년까지 고수익 작품 2,000편을 확보해 웹툰을 글로벌 콘텐츠 표준으로 자리잡게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디즈니 파트너십 이후 뉴욕 코믹콘 부스 방문자가 10만 명을 돌파했고, 북미 앱 다운로드는 30% 증가하는 등 가시적 모멘텀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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