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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4(목)

'한강버스' 정식 운행 2주 앞두고…예산 낭비·안전성 논란

기사입력 : 2025-09-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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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와 여의도 전경.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이미지 확대보기
한강버스와 여의도 전경.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정식 운행할 예정이지만, 안전성 검증 부족과 특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야의 공방과 전문가들의 엇갈린 평가가 이어지면서 개통을 앞두고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는 한강을 활용한 수상 대중교통으로, 마곡에서 잠실까지 7개 정류장을 따라 운행된다. 오는 18일 정식 운항을 앞두고 있다.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행돼 서울 동서 지역을 잇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예정이다.

다만, 최근 한강버스 운항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영실 의원은 “서울시는 하이브리드 선박과 더불어 대용량 전기추진체 선박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충분한 시범 운항 없이 출퇴근 시간대에 투입하는 것은 시민 안전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입고된 선박은 서울시가 계획한 8척 가운데 2척 뿐이다. 이에 6척은 충분한 시험 운항을 거치지 않고 투입된다.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합리적인 의문이다.

이 의원은 “실제 운항·충전·배터리 관리에 대한 시뮬레이션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식 운항을 강행하는 것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실험과 같다”며 “바닷가를 지나 한강까지 오는 시간 동안 전기 선박에 관련한 배터리소모량·충전률·충전효율을 거치지 않고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운행을 강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겨울철 혹한기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경우, 15분 간격 운항과 40분 충전이라는 서류상의 계획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접안·이안 등 선박 조종 기술, 급속 충전 과정에서의 배터리 안정성, 긴급 대응 능력 등도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영실 의원은 “아직 입고되지 않은 선박들은 15일 전부 도착할 예정이다. 모든 선박이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행일정을 잡는 것은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서울시가 순수 전기 선박과 더불어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것은 적절한 결정”이라며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에 대비해 엔진을 병행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항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교수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행정력을 비판했다. 그는 “기존 한강버스의 12척 도입 계획이 준비 부족과 보조금 신청 지연 등으로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일부 선박을 시험 운항조차 못한 것은 큰 실수”라며 “특히 국내 업체도 파워트레인 관제 시스템, 첨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좋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산 도입을 결정한 부분이 가장 잘못됐다. 해외 제품은 가격이 비싸고 A/S도 어려운데 꼭 해야했던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세금을 통해 기술력이 확실한 국내 기업보다도 수입에 의존하려고 하는 서울시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도 사업 추진 과정의 특혜 의혹도 제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서울시는 선박 제작 경험조차 없는 신생 업체를 선정해 6척 제작을 맡겼고, 그 결과 제작이 지연되고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주장했다.

백 대변인은 “해당 업체가 배를 만들 공장과 기본적인 용접 장비조차 갖추지 못했으며, 동일한 사양의 선박을 다른 업체보다 두 배 비싸게 계약한 정황도 있다”며 “사업은 당초 2023년 10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2024년 9월로 1년 가까이 늦춰졌다. 그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시민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의혹을 일축하며 정치적 공세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에서 위법 사항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으며, 나머지 감사도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의 무차별적 공세는 감사원 감사에 영향을 주려는 행태로 의심된다”고 반박했다.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도 “선박은 남해안에서 미리 시범 운항 중이며, 18일 개통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업이 끝나면 과정 전체에 대해 강력한 감사를 실시하겠다”며 “문제가 있다면 누구의 책임인지 명명백백히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은 서울의 교통 혁신이자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그때도 자연성 파괴나 토목사업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결국 한강은 서울의 상징이 됐다”며 이번 논란 역시 시간이 지나면 불식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도시전문가들은 한강버스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한강을 활용한 도시경쟁력 강화와 관광 자원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초기에는 안전성 확보와 운영 효율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필수 교수는 “리버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과 연계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여러 데이터를 모아 승객이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지원 인프라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강버스는 편도 요금이 성인 3000원, 청소년 1800원, 어린이 1100원으로 결정됐다.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는 5000원을 추가하면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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