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왓챠에 따르면 회사는 2019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왓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57억원이다. 이어 2020년 -697억원, 2021년 -346억원, 2022년 -600억원, 2023년 -796억원, 지난해 -875억원이다. 이는 기업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의미다.
신한회계법인은 왓챠 감사보고서에 대해 "2024년 11월 전환사채(CB·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 490억원 만기가 도래했으나, 현재까지 원리금이 상환되지 않았고 동 전환사채 연장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며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왓챠는 2021년 두나무, 인라이트벤처스 등 주요 밴처캐피털과 개인투자자로부터 490억원 규모 전환사채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왓챠는 넷플릭스 등 해외 OTT 공습 속에 콘텐츠 투자를 늘리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2022년에는 LG유플러스와 1년 가까이 인수합병을 논의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왓챠 지분구조는 박태훈 대표(14.54%),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7.63%), 컴퍼니케이 고성장펀드(5.14%), 카카오 그로스해킹 펀드(3.86%), 한국산업은행(3.38%), 원지현 공동창업자 겸 CCO(3.01%), 엘에스에스 메티스제2호 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2.89%), SGI신성장메짜닌펀드(2.81%), 정인수(2.67%), 이태현(2.4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왓챠 재무 불안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내 OTT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비롯됐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등 국내외 경쟁 OTT 업체 공세에 밀리며 수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반면 영업손실도 18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크게 줄였다. 왓챠가 지난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 사무 공간 축소 등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왓챠 살리기 첫 번째 노력으로 투자자 설득과 추가 투자 유치 계획을 밝혔다. 최근 이어진 재무 리스크에 대해 주요 주주들과 중장기 플랜을 구축해 점진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왓챠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논의를 지속해 CB 연장을 해결하고, 추가 투자 유치도 진행할 것"이라며 "지난해 월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만큼 올해는 분기 혹은 반기 BEP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효율화 전략도 세웠다. 자본 투입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 대비 투입되는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숏차’(숏폼 드라마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숏챠는 회당 1분 내외의 세로형 드라마 콘텐츠로, 숏폼 열풍에 힘입어 왓챠 내 이용자 유입을 견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 관계자는 "숏챠는 현재 한국·일본·미국 등 글로벌 콘텐츠를 제공 중”이라며 “추후 신진 작가·감독 협업을 통해 라인업을 지속 확장해 매출원 확보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왓챠 관계자는 “왓챠피디아는 광고 접목이나 외부 영화제 협업 등 여지가 큰 만큼, 왓챠피디아를 이용해 본 사용자들이 왓챠 콘텐츠로도 발을 디딜 수 있는 연계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왓챠 존립 가능성에 의문을 가진다. 왓챠는 비교군에서 해외 OTT를 제외하더라고 토종 OTT에 비해 턱없이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실제 웨이브 최대주주는 SK스퀘어, 티빙은 CJ ENM인 반면 왓챠는 스타트업 규모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인 다른 토종 OTT도 넷플릭스 등 거대 플랫폼에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왓챠가 존속하기 위해선 (타 OTT와) 경쟁보다는 장기적인 자본잠식을 하루빨리 해소하고 재정적 문제에서 조속히 벗어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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