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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4(금)

[DCM] 채권시장 자금 쏠림, "우량 대기업만 뭉칫돈 챙긴다" [2월 회사채 발행 분석(I)]

기사입력 : 2025-03-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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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발행 15.7조 원...'연초 황금기' 발행 규모 83% 급증
◇ 역대급 발행에도 짙어지는 불안감, 경기 회복은 여전히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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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Chat GPT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2월 회사채 시장은 이른바 '연초 효과'라는 '봄바람'을 타고 지난달에 이어 활발한 발행이 이어졌다. 그러나 대규모 발행 증가와 우량채 집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경기 불황 속 시장 불균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2월(상장일 기준) 회사채 발행 규모는 15조 7400억원으로 전월(8조 5860억 원) 대비 83.3%(7조 154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일반 회사채와 자본성 증권(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실적을 대상으로 했으며, 은행채, 여신전문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차환' 74.1%, '운영자금' 24.1%... '신규 투자'엔 여전히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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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표 작성=한국금융신문/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회사채 종류별로는 일반 회사채가 13조 4400억 원(85.4%)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후순위채는 1조 9000억 원(12.1%), 신종자본증권은 4000억 원(2.5%) 규모였다. 후순위채 발행은 DB손해보험, DB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등 보험사가 주도했으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신한금융지주가 유일했다.

자금 사용 목적별로는 차환(Refinancing)이 11조 6680억 원(74.1%)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운영자금 3조 8000억 원(24.1%), ▲타법인 증권 취득 1600억 원(1.0%), ▲시설자금 1120억 원(0.7%) 순이었다. 차환 비중은 지난 1월(89.0%)보다는 낮아졌지만, 작년 4분기 평균(57.8%)보다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연초 회사채 만기 도래로 인해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며, 참고로 올해 1~2월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만 20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해 전단채, 기업어음(CP) 등 단기차입금을 장기차입금으로 전환하려는 기업들의 수요 증가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직접 시장 조달이 금융권 차입보다 유리해진 점이 발행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월도 SK · LG그룹이 주도... 대기업 · 금융사 중심 대형 발행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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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국금융신문/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월 최대 발행 계열은 SK그룹으로, 총 2조 1100억 원을 발행해 1월에 이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9개 계열사가 발행에 참여했으며, 주요 발행 규모는 ▲SK텔레콤(4000억 원) ▲SK에코플랜트·SK지오센트릭(각 3000억 원) ▲SK리츠(2700억 원) ▲SK실트론·SK매직(각 2000억 원) ▲SK케미칼·SK디스커버리(각 1700억 원) ▲울산지피에스(1000억 원) 등이다.

다음으로 LG그룹이 1조 6000억 원(1개사), 한화그룹이 1조 5800억 원(6개사), 현대자동차그룹이 1조 1500억 원(4개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단일 기업 기준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조 6000억 원을 발행하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KB증권 · DB손해보험(각 8000억 원), ▲연합자산관리(유암코) · NH투자증권 · 신한투자증권 · 현대트랜시스 · 한화손해보험(각 5000억 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460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사의 발행 금액 합계는 3조 5000억 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40.8%를 차지해, 대기업 중심의 발행 집중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2∼3년의 중·단기물과 우량 등급 선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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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표 작성=한국금융신문/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만기별로는 3년물 발행액이 7조 4300억 원(47개 트랜치, 47.2%)로 가장 많았다. 2년물이 3조 3830억 원(36개 트랜치, 21.5%), 5년물이 1조 9730억 원(19개 트랜치, 12.5%) 순이었다.

2~3년물의 비중이 전체 발행의 68.7%에 달해, 중단기물 중심의 선호 경향이 지속됐다. 특히, 1월에 두드러졌던 5년물 발행 비중(19.0%)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다시 2~3년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었다.

수요예측에서도 2~3년물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2년물이 7.0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으며, 3년물(6.87대 1), 5년물(5.98대 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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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표 작성=한국금융신문/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우량 채권에 대한 선호도 두드러졌다. A+ 이하 비우량채 발행은 3조 8800억 원(24.7%)에 그친 반면, AA- 이상 우량채 발행은 11조 8600억 원(75.3%)으로 집계됐다.

등급별로는 ▲AA-등급(4조 5200억 원, 28.7%) ▲AA등급(4조 4500억 원, 28.3%) ▲A+등급(2조 4650억 원, 15.7%) 순이었다. 평균 경쟁률은 AA+ 등급이 8.10대 1로 가장 높았으며, AA등급(7.25대 1), A+등급(6.30대 1), AA-등급(5.21대 1) 순으로 나타났다.

대형 채권 강세 지속, 투자자 수요도 5000억 원 이상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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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표 작성=한국금융신문/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액별로는 5000억 원 이상 대형 발행이 5조 7000억 원(36.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3000억 원 이상 ~ 5000억 원 미만(5조 3600억 원, 34.1%) ▲1000억 원 이상 ~ 3000억 원 미만(4조 2460억 원, 27.0%) 순이었다. 반면에 500억 원 이상 ~ 1000억 원 미만은 2900억 원(1.8%), 5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발행은 1440억 원(0.9%)에 불과했다.

수요예측에서도 대형 채권 강세가 이어졌다. 5000억 원 이상 채권은 평균 경쟁률 5.78대 1, ▲3000억 원 이상 ~ 5000억 원 미만은 5.92대 1을 기록했다. 반면, 500억 원 미만 채권은 1.86대 1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형 채권에 대한 투자자 선호는 여전했으며, 특히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 수요예측 초과 수요도 상당했다.

이처럼 대형 채권 위주의 자금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향후 금리 변동성과 경제 환경에 따라 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나, 대형 채권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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