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거래 규모가 큰 주요 중국인 보따리상들에게 올해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업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익성에 기반한 경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B2B처럼 대형 중국인 보따리상들에게 한한 것으로, 개인 보따리상들과의 거래는 계속한다.
김 대표는 ‘면세업계전문가’로 평가되던 김주남 전 대표와 달리 노무와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롯데면세점의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대표로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0년생인 김 대표는 1997년 롯데웰푸드(舊 롯데제과)로 입사 후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으로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졌다. 이어 김 대표는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로 발탁되기에 이른다.
사실 ‘송객수수료’는 면세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져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가 큰 문제였는데, 하늘길이 끊기고 해외여행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업계의 보따리상 의존도는 90%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면세업계 간 ‘보따리상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해지며 송객수수료는 더 높아졌다. 2020년 9000억 원 수준이던 송객수수료는 2021년 2조 원을 훌쩍 넘겼다.
면세사업자들로선 당시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무리한 수수료를 지불해온 셈이다. 하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업계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자 2023년 일제히 송객수수료를 인하했다. 당시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끝내 불발됐고, 면세사업자 간의 조율에 따라 인하가 결정됐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실 보따리상 매출이 정상적인 매출은 아니다. 오히려 사업자 간의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제 살 깎아 먹기식으로 경쟁을 하다 보니 서로가 더 힘들어진 것 같다”며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선 이런 조치가 필요할 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때 롯데면세점 사업부는 호텔롯데 매출의 65%를 책임질 정도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447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했지만, 92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면세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롯데그룹 유동성 논란 등이 함께 불거지면서 매출이 낮은 해외 비효율 점포 철수를 검토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좀처럼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자 매출 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보따리상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 면세점이 볼륨 중심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라며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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