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험, 증권 등 퇴직연금 사업자가 지난 5년간 거둔 수수료가 무려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리금보장형 '쏠림'인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절반의 적립금을 점유하고 있는 은행권이 압도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16일 한국금융신문 KFT금융연구소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자료를 종합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금융권 퇴직연금 사업자 총 42곳(은행 12곳, 증권 14곳, 보험 16곳)의 2019~2023년 5년 간 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퇴직연금) 수수료 총합은 6조538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늘면서, 수수료 수입도 동반 증가세다. 이 때 수수료는 가입자의 총 비용부담액으로, 즉 '운용관리수수료+자산관리수수료+펀드총비용(운용보수, 판매보수 등)'이다.
금융권 수수료 총합은 2019년 9995억3500만원에서 2020년(1조772억6100만원)에 1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1조2327억원, 2022년 1조3231억6100만원, 그리고 2023년 1조4211억8600만원까지 늘었다.
사업자 별로 보면, 은행(8503억3000만원)은 2023년 기준 전체 사업자 총비용부담액의 59.8%로 과반을 넘었다. 이어 보험(3154억3800만원)은 22.2%, 그리고 증권(2554억1800만원)은 18%로 집계됐다.
2023년 은행 업권의 수수료 합계는 2019년 대비 48% 증가했다.
5년 간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비중이 전체 금융권 사업자 수수료 수입의 41%에 달할 만큼 컸다. 예컨대, KB국민은행(7176억8800만원), 신한은행(7266억5200만원) 등이다.
2023년 기준으로 KB국민은행(1774억1900만원)이 12.5%, 신한은행(1699억1300만원)이 12%였다. 이어 하나은행(1308억1900만원)은 9%, 우리은행(1170억1100만원)은 8%를 차지했다.
보험업권의 수수료 합계는 2023년에 2019년보다 20% 늘었다. 보험 사업자의 경우, 적립금에서 보험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개별 회사를 보면, 삼성생명 비중이 뚜렷히 컸다. 2023년 기준 1419억2800만원으로, 전체 금융권 사업자 수수료의 10% 규모였다.
증권업권의 수수료 합계는 2019년보다 2023년에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연금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이 2023년 기준 962억2500만원으로, 전체 사업자의 수수료 수입 중 6.8%였다.
삼성생명,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적립금 톱5에 모두 포함돼 있다. 적립금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수료 규모 역시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적절성 여부다.
2024년 3분기 기준 원리금보장형의 적립금 규모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55.4%로 절반을 넘는다. 이어 보험이 25.2%, 증권이 19.4%였다.
퇴직연금 총 비용부담액 항목을 보면, 운용관리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펀드총비용 등이 포함돼 있는데, 만약 예금 등을 주로 선택했다면 개인적으로 저축하는 것 대비 오히려 비용이 '배보다 배꼽'일 수 있다.
제도 별로 살펴봐도, DC와 IRP의 경우 개인의 직접 운용인데도 비용이 과다 부과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DB 대비해서 개인 별 계좌관리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매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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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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