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F 시장 점유율… 국내 ‘삼성’ vs 해외 ‘미래에셋’ 강세
하지만, 해외 ETF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정반대 양상을 보인다. 미래에셋은 2010년 업계 최초로 나스닥100 현물 ETF를 출시하며 글로벌 지수 상품에서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다. 현재 미래에셋의 해외 ETF 순자산은 약 29조7000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약 11조 원)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삼성은 비교적 늦은 2018년부터 해외 선물형 ETF에 진출했으며, 2021년부터 TR(토탈리턴)형 ETF를 통해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순 자산 면에선 여전히 미래에셋에 열세다.
가격 경쟁은 ‘0.01%의 전쟁’…초저보수 전면전
미래에셋은 ‘TIGER CD형 ETF’의 연보수를 0.0098%까지 인하해 업계 최저 수준을 선보였다. 하지만 삼성도 이에 맞서 0.0099% ETF를 출시해 맞불에 나섰다.
불과, 0.0001%포인트 차이의 수수료 경쟁은 시장 선점을 위한 의지가 그만큼 치열함을 상징한다. 특히, 미국 주식 ETF, 채권 ETF, 원자재 ETF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이 같은 ‘보수 맞불’ 전략이 반복되면서 투자자 입장에선 주름살이 펴지고 있다. 적어도 수수료 측면에선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삼성 미래에셋 양사는 최근 새로운 시장 진입에서도 경쟁 관계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최근 ‘금 현물 ETF(KODEX 금액티브)’를 상장해 원자재 투자 수요를 공략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상장을 예고한 금 ETF의 보수를 더 낮게 책정해 금 ETF 시장에서도 양사간 보수 경쟁 재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서도 양사는 나란히 펀드를 출시하며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선제적 운용 전략을 통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미래에셋 역시 이에 빠르게 대응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는 박빙…“진짜 승부는 글로벌에서”
자산운용사 브랜드 평판에서도 양사는 엎치락 뒤치락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025년 4월 기준 빅데이터 기반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미래에셋은 1위, 삼성은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5년 초 K‑브랜드지수 평가에선 삼성이 1위, 미래에셋이 2위로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양사의 순위 변동이 글로벌 ETF 경쟁력, 대표이사 리더십, ESG 전략 등 비정량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말 부임한 김우석닫기

“ETF 1위는 하나”…양강 체제, 계속될까?
ETF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와 함께, 삼성-미래에셋 간 양강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 수수료 인하 여력, 신상품 경쟁력 등 다양한 요소에서 변화가 일어날 경우 ‘1강 1중’ 구조로도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는 단순한 금융상품을 넘어 자산운용사의 전략과 경쟁력이 총집약된 사업이다” 며 “삼성-미래에셋 두 회사 모두 공격적인 마케팅과 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1~2년 내에 뚜렷한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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