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하나은행장을 포함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선정한다. 지주 산하 계열사 14곳 중 12곳 수장이 인사 대상이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나는 가운데 이번 인사로 승계구도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 포인트다.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하나금융 계열사 CEO는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 ▲정민식 하나저축은행 대표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대표 ▲정해성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대표 ▲안선종 하나벤처스 대표 ▲노유정 하나펀드서비스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대표 ▲조현준 핀크 대표 등 총 12명이다.
하나금융의 계열사 경영승계 절차는 그룹 임추위에서 총괄하고 있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지주 회장을 위원장으로 두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는다. 현재 하나금융 임추위원장은 박동문 사외이사이다. 위원으로는 이정원·원숙연 사외이사와 함영주 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까지 2조78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보상 및 환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지만 견조한 대출 자산 성장이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다.
작년 1월부터 하나증권을 이끌고 있는 강성묵 대표는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 달성에 성공하며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과 관련한 충당금 여파로 지난해 3분기 누적 3187억원 순손실을 냈던 하나증권은 올 3분기 누적 181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역시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하나카드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하나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늘었다. 하나은행에 이어 계열사 중 두 번째로 그룹 이익 기여도가 높았다.
이 대표는 특히 해외여행 카드인 ‘트래블로그’의 흥행을 이끌면서 해외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2022년 25.4%에서 지난해 38.4%로 상승했고 올 3분기 47.5%를 기록했다.
함 회장이 핵심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결정해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나머지 계열사의 경우 CEO 교체로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와 정민식 하나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취임해 ‘2+1’ 임기를 채웠다. 하나캐피탈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6% 줄었고 하나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 누적 33억원 흑자에서 올 3분기 누적 1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대표, 노유정 하나펀드서비스 대표도 2022년 3월부터 약 3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대표와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의 경우 2021년 3월 취임해 4년 가까이 재임 중이다.
함영주 회장 연임 여부 촉각…70세 나이 제한 변수
지주 회장 리더십 교체가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 선임에 미칠 영향도 이번 인사의 변수로 꼽힌다. 통상 지주 회장이 교체되면 주요 계열사 CEO 거취에도 변동이 생긴다. 지난 2022년 하나금융 수장으로 오른 함영주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올해 말께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CEO 승계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함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승계구도를 고려할 전망이다. 현재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지주 사내이사(부회장)도 겸직하며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3월 이 행장과 강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함 회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3인 체제’를 구축했다.
이 행장과 강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이 행장과 강 대표가 계열사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지주 사내이사 자리는 계속 맡으면서 경영 역량을 다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함 회장의 1년 연임을 점치고 있다. 함 회장은 취임 후 하나금융의 이익 체력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등 재무 성과 측면에서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후 지난 2년간 3조원 중반대의 견조한 순이익을 지켜왔다. 순이익은 2022년 3조570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3조4516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3조2254억원으로, 올해 연간으로는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취임 전부터 이어져 온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점도 연임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대법원2부는 지난 7월 말 함 회장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다만 남은 사법 리스크와 함 회장의 나이는 변수로 꼽힌다. 함 회장은 현재 하나은행 채용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고 상고한 상태다. 연임을 위해서는 함 회장이 무죄 판결에 대한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내년 만 69세가 되는 함 회장의 나이도 연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서 회장이 만 70세까지만 재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956년생인 함 회장은 올해 만 68세로, 내년 원칙적으로 1년만 연임할 수 있다. 다만 기존에도 연임 기간을 1년으로 정하는 등의 사례를 고려하면 연임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분위기다.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을 비롯해 이승열 행장, 강성묵 대표 등 주요 계열사 인사가 포함될 전망이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외부 자문기관 등을 활용해 회장 경영승계 후보군(롱리스트)을 매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내부 9명, 외부 5명 등 총 14명을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의 임기 만료 등 이번 계열사 CEO 인사는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은행, 증권 등 주요 계열사 CEO 연임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함 회장이 이들을 교체하더라도 지주 사내이사직은 유지하면서 지난해 말 구축한 승계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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