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8일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핵심 계열사 매각과 토지 자산 재평가가 주요 골자다.
현재 호텔롯데는 지방 호텔을 중심으로 약 6조 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유동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롯데호텔 울산을 포함해 서울에 위치한 4성급 이하 비즈니스호텔로 L7과 롯데시티호텔 등 최소 3곳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와 부산호텔롯데 등이 경영권 지분 60.67%를 가진 롯데렌탈 매각 작업도 추진한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시장 1위로, 알짜 기업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경영권 지분으로, 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의 시가총액 등을 감안했을 때 거래 규모가 최대 2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고, 시장의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놓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호텔롯데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다가오는 2025년에는 재무구조 개선과 그룹의 위기 진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만큼 호텔롯데의 경영진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달 28일 단행된 롯데그룹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호텔롯데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났다.
롯데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호텔롯데 대표이사에는 정호석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롯데 그룹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해온 경영 전문가다. 호텔뿐만 아니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호텔롯데 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부 간 통합 시너지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또 호텔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위탁 운영 전략 본격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김동하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하면서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김동하 전무의 역할도 특히 중요한 시점이다.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사업자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위태로운 데다 면세업황 부진 장기화, 개별 여행객 증가, 인천공항 면세점 부재 등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있어서다. 호텔롯데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만큼 체질 개선을 통한 실적 회복이 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하 전무는 롯데에서만 약 27년을 근무한 ‘롯데맨’으로 롯데웰푸드와 롯데슈퍼, 그룹의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담당해왔다. 롯데 측은 “김 전무는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올해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전무)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권 전무는 1994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한 뒤 2013년부터 12년간 롯데월드의 전략·신사업·마케팅·개발 등을 책임져온 테마파크 전문가다. 최근에는 롯데월드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베트남과 동남아 현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기획, 추진했다. 롯데월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임자라는 평이다.
롯데는 이번 인사와 관련,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며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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