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회사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1267억 원)보다 25.8% 증가한 1594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하나투어는 지난 1·2분기에도 매출이 각각 120.8%, 59.8% 오르는 등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하나투어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2921억 원) 대비 62.4% 오른 47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 매출(4116억 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하나투어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완연히 극복하고, 훨훨 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나팩 2.0’과 AI 기능을 탑재한 앱, 두 날개가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2022년 5월 엔데믹을 앞두고, 초개인화 패키지에 주목했다. 여행을 희망하면서도 감염과 치안 등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하나팩 2.0’은 고객들이 단체여행을 하면서도 자유여행을 하듯 개개인의 독립성을 보장했다. 한식보다 현지 맛집으로, 숙박은 시내 중심가 호텔로, 쇼핑보다 관광 명소 중심으로 패키지를 꾸렸다. 가성비를 중시하면서 저가만을 고집하는 기존의 여행 패키지 홍수 속에서, 조금 더 돈을 내더라도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려는 풍조가 차츰 생겨나는 것을 잡아낸 것. 엔데믹과 함께 보복 여행 심리가 폭발하면서 미국과 독일,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장거리 패키지 수요도 봇물 터졌다.
또한 하나투어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50세 이하 여행객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점에 주목했다. 팬데믹 이후 여행 시장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패키지 연령대를 낮춰야 했던 것. 이런 점에서 ‘하나팩 2.0’은 시대적 흐름을 읽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플랫폼업계까지 여행 시장에 뛰어들면서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항공과 숙박, 액티비티를 한데 묶어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 산업이다.
이를 반영, ‘하나팩 2.0’은 기존 패키지의 주된 불만 사항이었던 단체 쇼핑과 선택 관광을 제거했다. 또 가이드나 운전기사에 대한 추가 경비나 팁도 일절 없앴다. 만약 추가 비용이 발생하거나 일정과 다르게 움직이면 이를 마일리지로 보상해줬다. 남극 크루즈 여행이나 베르사유 궁전 숙박, 이탈리아 포르쉐 드라이브, 알래스카 빙하 투어 등 일반 패키지로는 경험해볼 수 없는 테마형 패키지로 여행객을 끌어모았다. 만 35세 이하 2030 세대에게는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패키지도 만들었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동행하거나 버킷리스트 여행지를 엄선해 취향껏 즐기도록 한 ‘밍글링 투어’가 좋은 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 네 명이서 뭉쳐 떠나는 소규모 단독여행 ‘우리끼리’도 인기다. 아울러 특별한 경험을 희망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럭셔리 패키지인 ‘제우스월드(ZEUSworld)’를 맞춤형으로 내놓기도 했다.
‘하나팩 2.0’은 하나투어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투어 중고가 패키지 여행객은 전체 패키지 여행객의 약 30%다. 중고가 패키지는 기본 단가가 높은 만큼 매출 비중에서 전체 패키지 판매액의 절반(50%)을 차지한다. 그중 하나투어가 의도한 대로 유럽과 북미 등 중장거리 노선을 중고가 패키지로 다녀온 이용객은 46%나 된다. 일반 패키지로 중장거리 노선을 다녀온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실제로 하나투어 패키지 이용 현황에서 유럽과 북미 패키지 여행객 수는 전체의 15%에 그쳤지만, 패키지 매출 규모에서는 그 비중이 43%로 확대됐다.
하나투어는 온라인 기능에도 힘을 주면서 판매망을 다변화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투어의 온·오프라인 여행객 비중은 온라인이 47%, 오프라인이 53%로 엇비슷하다. 하나투어는 현재 전국 오프라인 대리점, 제휴사를 약 6300여 곳 두고 있다. 그러나 2030 세대인 청년층 여행객이 주로 온라인을 선호한다는 점을 주목해 앱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또 여행 전문가들이 엄선한 항공, 호텔 등 부가 서비스를 결합한 에어텔 상품을 선보였다. 개별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더라도 하나투어의 현지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는 ‘현지투어 플러스’도 인기다. 이에 더해 여행 일정에 따라 항공권과 호텔, 액티비티 일정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내맘대로’ 패키지도 마련했다. 나아가 내년 상반기에는 현지 교통패스나 테마파크 입장권을 조합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관광데이터렙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출국자 수는 1992만 명이다. 그중 하나투어를 이용해 해외로 떠난 여행객은 259만 명이다. 하나투어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이다. IMM PE는 최근 하나투어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힘입어 지분 16.68%와 창업주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의 지분 6.53%, 공동 창업주인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의 지분 4.48%를 포함한 27.78%에 경영권을 얹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현재 시가총액은 9500억 원으로, 매각가는 최소 3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마침 최근 중국 무비자 여행이 시작되면서 실적 전망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하나투어 측은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개인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선보여 디지털 혁신을 이끌 것“이라며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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