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 '지옥철' 오명 벗기 위한 5년의 사투…경제성 벽에 막히나
5호선 연장 사업은 지난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 검토 사업’으로 반영된 이후, 김포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숙원 사업이다. 특히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인명 사고 우려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정부는 이 사업을 ‘신속 예타’ 대상으로 선정해 처리 속도를 높여왔다. 그러나 2024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의 노선 중재안 발표 이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 과정에서 암초를 만났다. 최근 중간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0.4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통상 국책 사업의 추진 기준선이 되는 1.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만약 이대로 결과가 확정된다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김포와 인천 검단 일대를 덮쳤다.◇ 김병수 김포시장의 결단, "5500억 직접 책임지겠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 1월 말, 총사업비의 약 17~20%에 달하는 5500억원을 시 예산으로 충당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여 B/C 지표를 인위적으로 상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제일풍경채·중흥S클래스' 등 풍무·검단 단지들 '술렁'
지자체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단연 부동산 시장이다. 특히 5호선 연장 노선의 직접적인 수혜지로 거론되는 김포 풍무동과 인천 검단신도시 일대는 다시금 ‘역세권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단지는 제일건설의 '제일풍경채'와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다. 이들 단지는 분양 당시부터 5호선 연장 예정지와의 인접성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다. 특히 검단신도시 내 특정 블록들은 대광위 중재안에 포함된 역사 예정지와 도보권에 위치해 있어, 이번 자부담 발표 이후 분양권 문의가 전주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암초들, 인천시와의 분담 비율 및 정부의 최종 선택
하지만 '5500억 승부수'가 곧바로 사업 확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첫째는 인천시와의 재원 분담 협의다. 김포시가 파격적인 제안을 했지만, 인천 구간(검단)에 대한 공사비와 향후 운영비 손실 분담을 놓고 양 지자체 간의 정교한 합의가 필요하다. 인천시 역시 검단 주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독자적인 재정 투입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다. B/C 값이 워낙 낮게 형성된 상황에서, 지자체의 자부담만으로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KDI와 기획재정부의 엄격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과 '수도권 교통난 해소'라는 정책적 타당성(AHP) 점수를 얼마나 높게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서부권 교통 지도의 대변혁, '풍무·검단' 분양권에 다시 불붙나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은 단순한 철도 노선 확장을 넘어 수도권 서부의 지형도를 재편하는 핵심 동력이다. 이번 김포시의 5500억원 승부수가 공개되자마자, 그간 예타 결과에 숨죽였던 풍무동과 검단신도시 분양권 시장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결국 지자체가 내놓은 파격적인 재정 투입안은 '경제성'이라는 딱딱한 수치를 넘어 지역 가치 상승에 대한 확실한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5호선 직결라는 상징성이 분양권 시장의 최대 촉매제로 작용하는 가운데, 이번 결단이 주민들의 오랜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고 서울과 더 가까워진 '내 집'의 가치를 완성하는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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