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4931억 원) 대비 3.0% 상승한 50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의 성장을 이끈 것은 뷰티다. 3분기 화장품 누적 매출이 1932억 원을 내면서 전년(1800억 원)보다 7.4% 성장했다. 반면 이 기간 내수 의존도가 높은 생활용품은 314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3132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K뷰티가 강세를 보이면서 애경산업 전체 매출에서 뷰티 비중이 전년 36%에서 올해 38%로 2%p 올랐다.
애경산업은 2010년대 들어 생활용품 시장의 한계를 직면했다. 대형 유통기업과 이커머스까지 생활용품 시장에 자사 브랜드(PB)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애경산업은 당시 국내 뷰티 시장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색조 라인을 들여다봤다. 거기서 탄생한 것이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였다.
애경산업은 지난 2012년 11월 색조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를 론칭했다. 고체 파운데이션에 수분 에센스를 70% 이상 더해 색조와 에센스를 동시에 함유한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에센스 파운데이션이라는 새로운 라인을 선보이면서 K뷰티 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 이듬해 1월엔 ‘루나’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루나는 지난 2006년 9월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가 제품 개발에 참여한 브랜드다. 이후 5년간 2000억 원 안팎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하지만 조성아가 애경을 떠나면서 판매가 부진해졌고, 애경산업은 이를 새롭게 재편했다. 현재 루나의 컨실러 제품은 MZ세대 여성의 필수템으로 꼽히고 있다.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K뷰티 관심도를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에만 에이지투웨니스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 27-31호’와 ‘실키 픽싱 팩트’, ‘스포트라이트 팩트/메이크업베이스’, ‘글래스스킨에센스 팩트’, ‘선 에센스 팩트 카밍 롱프로텍션’, ‘베일누디에센스팩트 글로우’, ‘더 테일러드 팩트’, ‘디오리진 에센스 팩트’를 내놓았다. 루나 역시 ‘하이퍼 커버 컨실러’를 공개하면서 팩트와 컨실러 쪽 색조 라인을 꽉 잡고 있다.
일본 시장에 주력하는 만큼 루나 모델도 K팝 아이돌 르세라핌의 미야와키 사쿠라를 기용했다. 사쿠라는 한국과 일본 동시에 인지도가 높은 현역 아이돌이다. 애경산업은 루나 신제품 출시마다 사쿠라를 초대해 직접 시연해보는 등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또한, 10월 내내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팝업을 열어 현지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에이지투웨니스 모델도 중국은 현지 배우인 진철원(陈哲远)을, 베트남은 현지 모델인 응우옌 툭 투이 티엔(Nguyen Thuc Thuy Tien)을 각각 발탁했다. 국내는 아이돌 소녀시대 출신 최수영을 선택, 이 또한 현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폈다. 일본 도쿄에서는 세미나를 열어 현지 인플루언서 100여 명을 초청했다.미국은 현지 수요가 높은 선케어 에센스 팩트로 승부를 걸었다.
애경산업은 하반기에도 팝업의 성지인 서울 성수동에서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 팝업을 동시에 열면서 관광객을 맞았다. 에센스 팩트와 컨실러라는 애경산업의 색조 라인을 K뷰티 관광객에 소개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생활용품 사업은 여전히 한계에 부닥친 상태다. 상반기 기준 애경산업 생활용품 매출의 85%는 국내에서 나온다. 이 경우 애경산업 3분기 생활용품 매출에서 국내에서만 약 2600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가늠된다. 특히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생활용품 매출은 정체를 겪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이 전년(1137억 원)보다 4.8% 준 10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애경산업 대표 세탁세제인 리큐와 주방세제인 트리오 등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했다.
애경산업은 대신 덴탈케어 브랜드인 ‘바이컬러’를 새로 선보이면서 생활용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또한, 국내를 넘어 북미와 유럽, 일본 등 해외 생활용품 시장을 개척키로 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성장을 위한 국내외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성향과 시장을 고려한 제품 개발로 팝업을 열고,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