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색깔이 짙은 KB금융지주의 계열사 가운데 '비(非) 은행' KB증권은 상대적으로 자본시장 전문가 사령탑을 중용해 왔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오는 27일께 시동을 걸 예정이다. 대추위는 지주 회장을 위원장으로, KB금융 계열사 사장단을 낙점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지주들이 '일찍이' 계열사 수장 선임 절차에 나선 이유는, 올해 말 금융당국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최초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은행장을 비롯,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지주 계열사 CEO들의 선임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두 대표 재임 중 KB증권은 2024년 상반기 기준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 6개사 가운데 그룹 순이익 기여도에서 2위(13.6%)를 기록했다.
투톱 체제에서 각자대표 전문성이 발휘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IB 부문의 경우, DCM(채권자본시장)에서 업계 1위를 10여 년 동안 수성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022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DCM·ECM·M&A금융자문(국내 증권사 기준)·인수금융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CEO 조건으로 일단 자본시장 전문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현 현 대표(IB)의 경우 2019년부터 4연임으로 KB증권 사령탑을 지키고 있는 '장수 CEO'다. 김성현 대표는 앞서 한누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을 거쳐 통합 KB증권에서 IB 총괄 부사장을 역임하고 대표이사까지 오른 경우다. 앞서 KB금융지주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회장을 거쳐 지난 2023년 말 현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 체제에서도 다시 유임을 받았다.
현 이홍구 KB증권 대표(WM)도 '바이 코리아(Buy Korea) 펀드' 주역으로 현대증권을 거쳐, 통합 KB증권에서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 등 WM 경력을 다수 보유했다. 이 대표는 2024년 1월부터 KB증권 WM부문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향후 CEO 인사에서 기존 성과와 더불어 전문성, 조직 안정성 등이 다양하게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신임을 받을 지, '새 얼굴'이 낙점될 지 주목된다.
특히, 각자대표 체제 유지 여부가 관심사다. 부문 별 대표 체제는 전문성 발휘에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또 통합 KB증권이 안착한 가운데 단일대표 체제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KB증권의 역대 CEO를 살펴보면,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으로 2017년 출범한 통합 KB증권은 초대 대표이사로 전병조(IB)·윤경은(WM) 대표 체제가 가동됐다. 전 전 사장은 KB투자증권, 윤 전 사장은 현대증권 대표 출신이다.
이어 증권 분야 전문가인 김성현 대표(IB), 지주와 소통에 있어서 다리 역할을 할 은행 경력이 있는 박정림 전 대표(WM)로 균형추를 맞춘 바 있다. 박 대표에서 바통터치한 인사는 현 이홍구 대표(WM)다. 이 대표 역시 현대증권, KB투자증권을 모두 경험한 WM 전문가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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