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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4(목)

증권사 CEO들의 ‘잠 못 드는 밤’ 은 계속되나

기사입력 : 2025-08-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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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한계에서 생존의 기로로…총체적 전환기에 선 증권업계"

2025년, 증권업계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기를 맞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뒤처진다. 불확실성 속에서 CEO들의 밤은 깊어지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증권업계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기를 맞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뒤처진다. 불확실성 속에서 CEO들의 밤은 깊어지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주식을 사고파는 시대는 끝났다. 이젠 생존을 위한 진화가 시작됐다”

2025년, 금융업계는 거센 격변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특히 증권업계는 기존 수익모델의 한계를 절감하며, 살아남기 위한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것 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 디지털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과 정교해진 규제 환경 속에서, 증권사 CEO들은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진화를 고민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증권사가 아니라, 고객의 모든 금융 니즈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의 이 같은 인식은 위기 의식을 반영한 절박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브로커리지 의존 탈피, 신사업 발굴이 시급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수익 구조는 여전히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거래대금이 줄면 실적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CEO들은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대체투자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시장 리스크는 커졌고, 경쟁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한 CEO는 “신사업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한 발 늦으면 시장에서 순식간에 밀린다”며 긴장감을 내비쳤다.

디지털 전환, 이제는 생존 문제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은 증권업계에 있어서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사용자 경험 개선, AI 기반 자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낡은 내부 시스템을 개편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개발 인재 확보도 하늘의 별 따기다.

업계에선 “디지털 DNA가 없는 증권사는 5년 안에 도태될 것”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리스크 관리, 무리한 투자의 그림자

트레이딩 손실, 부실한 IB 딜, 실패한 대체투자 등 증권사는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특히 금리, 환율, 부동산 등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수익이 요동친다. 이에 따라 리스크관리본부와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위험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가’다.

한 자산운용사 CEO는 “공격적인 수익보다 먼저,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이 생존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강화되는 금융 규제…신사업 발목

2019년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감시와 규제는 한층 강화됐다. 파생상품, 레버리지 ETF, 공매도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규제는 물론, 내부통제 미흡에 따른 징계 사례도 늘고 있다. 증권사들은 상품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정비하고, 동시에 규제 대응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신사업을 해보기도 전에 규제부터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하소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인재 확보 전쟁…‘피터지는’ 경쟁

디지털 인재, 글로벌 IB 경력자, AI 개발자 등 유능한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존 금융 인력만으로는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외부 인재는 이직 리스크가 크다. 조직 내 세대 갈등 역시 리더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도입하면서도, 동시에 장기 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포화된 국내 시장, 해외 진출은 해답일까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거래대금이 정체되자, 일부 증권사들은 동남아, 북미 등 해외 시장으로 눈 돌리고 있다. 그러나 문화적, 법적 장벽이 높고, 투자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한 해외 진출 증권사 CEO는 “투자자 설득보다 각국 정부의 규제를 넘는 게 더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주주가치와 ESG 사이, 명분과 실리의 줄타기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ESG 경영, 사회적 책임 투자도 피할 수 없는 숙제다. 그러나 이들 요구는 수익성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명분을 챙기자니 실리가 아쉽고, 실리를 택하자니 비판이 두렵다.

CEO들은 ‘균형점’을 찾기 위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 민감 산업의 숙명…불황기 버텨야 산다

증권업은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다. 거래량, IPO 일정, 자산시장 흐름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인다. 이에 따라 일부 CEO들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재 체력’ 구축에 나섰다.

“어떤 시기에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이 진짜 강한 기업이다.” 이제는 단기 실적이 아닌, 중장기 생존 전략이 더 중요한 시대다.

“토탈 금융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한 증권사 CEO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회사를 넘어, 고객에게 종합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2025년, 증권업계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기를 맞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뒤처진다. 불확실성 속에서 CEO들의 '잠 못드는 밤'은 계속되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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