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가 어떤 분야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얼마나 투자하는가 등 구체적 제휴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발표문에 따르면 잠재 협력 분야는 무척 광범위하다. 승용·상용차, 내연기관차,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등 공동 개발과 생산 그리고 배터리 원자재, 철강과 기타 소재 통합 소싱 방안 등이다.
가장 긴밀한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전기차다. 현대차와 GM은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전통 완성차 가운데 손에 꼽을 정도로 전기차 투자를 활발히 하는 업체다. 다만 쏟아넣은 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오히려 전기차를 앞세워 신흥 강자로 떠오른 미국 테슬라, 중국 BYD 등에 밀리는 형국이다.
GM은 10위권 안에 없다. 캘리블루북에 따르면 GM은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포드에 밀려 3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GM은 지난달 전기차 판매 부진을 이유로 미국 본사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서비스 인력 1000여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차(HEV·PHEV) 분야에서도 협업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GM은 지난 2019년을 끝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다가 올해 1윌 메리 바라 GM 회장은 "2027년 PHEV를 출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관련 차량 개발과 설비 구축을 위해 한국 공장에 6900억원을 투자한다는 논의가 진행되다가 지난 3월 갑자기 전면 취소됐다. 비용 부담이 이유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토요타 다음 가는 하이브리드 업체로 꼽힌다. 최근에는 내연기관 엔진으로 충전하고 전기모터·배터리로 구동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EREV' 개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기아 재무담당자들은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는 아직 돈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수익률이 하이브리드는 12~13%인 것에 반해 전기차는 1~3%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차량 개발과 관련해 다른 자동차 기업과 협업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독자기술과 수직계열화를 강조했다. 지난 2000년 당시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엔진 기술제휴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사업화에는 실패했다. 그런 현대차가 경쟁사와 협업에 나선 배경은 "체질개선 없이 미래차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