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약속된 마감기한(2025년 6월)까지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상장을 위해선 최소 6개월에서 24개월 정도 준비 기간이 필요한데 현대차그룹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작년말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의 장부가액은 400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인수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오른 만큼 풋옵션이 발동되더라도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수 당시 현대차그룹이 강조한 '시너지 효과'도 눈에 띄지 않는다.
또 현대차는 자체 로봇 조직 '로보틱스랩'을 통해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봇,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등을 공개했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업한 흔적은 찾기 힘들다. 사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과거 구글, 소프트뱅크가 소유하고 있을 때도 협업보단 독자적인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본격적인 사업 성과와 시너지가 기대되는 분야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4월 전기 구동 방식으로 설계된 휴머노이드봇 '아틀라스' 새 버전을 공개했다. 회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기 아틀라스는 기존 유압식 아틀라스보다 무겁고 불규칙하게 생긴 다양한 물건을 들어올리고 옮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아틀라스가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연구개발 의도가 강했다면, 새 아틀라스는 상업적 목표를 가지고 개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아틀라스의 첫 고객은 당연히 현대차다. 현대차는 공장에서 인간의 단순반복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제조혁신을 꿈꾸고 있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CEO는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 스펙트럼과 인터뷰에서 "뉴 아틀라스는 2025년초 현대차그룹 공장에서 기술검증을 진행한다는 목표"이라며 "제조혁신을 바라는 현대차그룹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의해 로봇 대량생산과 외부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제조기술 혁신 테스트베드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는 로봇을 생산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와 '로봇 상용화 경쟁' 펼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봇 '옵티머스' 두 대를 올해 자사 공장에 시범 투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본인의 X에 "옵티머스는 내년 (테슬라) 공장에 배치하고, 2026년에는 외부 판매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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