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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에 밀리면 안 돼"…공장 짓고 유럽 가는 농심

기사입력 : 2024-09-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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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상반기 매출 1.7조…수출 28.6% 뛰어
전체 매출서 해외 비중 38%…유럽 공략도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맹추격에 공장 준공

농심 부산 녹산공장.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농심 부산 녹산공장. /사진=농심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농심이 삼양식품 맹추격에 대응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효과로 분기마다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초에는 수출 전용 공장으로 밀양에 추가 생산라인도 착공했다. 이에 농심은 대표 제품인 신라면을 필두로 유럽 지역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부산에 수출 전용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등 K라면 대표 주자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연결 기준 1조7332억 원으로, 전년(1조6979억 원) 대비 2.1%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의 1175억 원보다 10.6% 하락한 1051억 원을 기록했다. 960억 원의 당기순이익도 전년(992억 원) 대비 3.2% 감소한 수치다. 농심은 이에 대해 새우깡, 신라면 등 인기 제품의 가격을 내린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 원가, 경영비용 등이 오른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해외에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주력 사업인 라면, 스낵 등의 수출액이 눈에 띄게 증가한 덕이다. 농심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 매출은 4831억 원으로, 전년(5062억 원) 대비 4.6% 소폭 떨어졌다. 그러나 국내 매출이 1조2501억 원으로, 전년(1조1917억 원)보다 4.9% 뛰면서 실적 감소 요인을 상쇄했다.

농심의 국내 실적을 이끈 것은 수출이다. 상반기 농심 수출액은 1767억 원을 기록, 한 해 전 1374억 원보다 2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과 합산하면 약 6598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의 6436억 원 대비 2.5% 오른 규모다. 이로써 농심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38.1%로 늘었다. 2023년에는 이 비중이 37.9%였다. 신라면을 주축으로 한 농심의 K라면 상승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농심 상반기 국내, 해외 매출 추이. /사진=농심 실적자료이미지 확대보기
농심 상반기 국내, 해외 매출 추이. /사진=농심 실적자료

농심은 현재 국내를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캐나다, 호주 등 7곳에 법인을 두고 있다. 생산공장은 국내 7곳(경기 안양, 평택, 안성, 충남 아산, 부산, 경북 구미 등)과 해외 5곳(미국, 중국 등)이다. 농심은 앞서 2022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생산라인에 제2 공장을 가동했다. 미국 시장에서 K라면 열풍이 불면서 생산량 확대에 나선 것이다. 농심은 미국에서 연간 8억5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농심은 신라면으로만 약 1조2100억 원을 벌어들였다. 그중 해외에서만 약 7100억 원이 나왔다. 농심이 미국에 추가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이유다. 몰려드는 주문량에 생산시설을 대대적으로 늘려 그룹 전체의 외형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경쟁사인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분기별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보다 52.6% 상승한 810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최고 실적을 다시 썼다. 그중 불닭볶음면은 약 5600억 원으로, 전체 69%를 차지한다. 삼양식품도 앞서 지난 3월 수출전용 공장인 밀양에 제2 공장을 착공한 바 있다.

신동원닫기신동원광고보고 기사보기 농심 회장도 적극적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공장 증설을 언급했다. 당시 신 회장은 “현재 수출이 좋아 유럽 지역에 판매법인을 설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며 “평택(포승공장), 부산(녹산공장) 등 기존에 확보된 부지에 수출 전용 공장을 세우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농심은 하반기 들어 K라면 청사진을 조금씩 구체화했다.

농심 프랑스 까르푸 팝업스토어.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농심 프랑스 까르푸 팝업스토어. /사진=농심

우선 농심은 올해 6월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신라면 외 자사 제품들을 대거 입점시켰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신라면과 함께 경쟁력이 있는 너구리, 새우깡, 양파링 등도 함께 진열한 것이다. 특히 파리 올림픽 기간 까르푸 팝업을 열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라면 시식 행사를 진행했다. 프랑스 외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서남부 지역 공략에도 열심이다.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에선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농심은 내친김에 내년 초 유럽 판매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농심은 또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녹산공장에 수출 전용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1만7000㎡(5100평) 부지에 연면적 5만1000㎡(1만5500평) 규모로 건설된다. 공장 설립 투자액만 1918억 원이다. 부산 녹산공장은 총 3개의 초고속, 최첨단 라인이 들어선다. 이로써 부산 녹산공장은 총 8개 생산라인을 갖추게 되며, 라면 연간 생산량도 기존 5억 개에서 10억 개로 늘어난다. 농심의 글로벌 생산량도 미국법인 10억 개와 중국법인 7억 개를 합쳐 27억 개로 증가한다. 부산 녹산공장은 우리나라 수출 전초기지인 부산항과도 가까워 물류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라면은 유럽과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K라면 신규 개척지로 향한다.

농심 관계자는 “부산항은 전 세계 약 150개 국가의 수출항로를 보유한 동북아 대표 항구”라며 “세계적인 수출 효율성을 갖춘 부산항 접근성을 고려해 신공장 부지를 녹산국가산업단지로 정했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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