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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목)

‘리스크 산적’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비은행 강화 전략으로 위기 타개할까

기사입력 : 2024-08-30 16:00

(최종수정 2024-09-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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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산적’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비은행 강화 전략으로 위기 타개할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통해 비(非)은행 강화 전략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나섰다. 최근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태로 취임 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인수 결정을 강행하며 위기 정면 돌파에 나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8일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며 “주식 취득예정일자는 현재 미확정이고 향후 감독당국의 인허가 등 관련 일정 진행에 따라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전체 중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할 예정이다. 합산 인수가액은 1조5494억원이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모두 인수하면 여섯 번째 대형 보험사가 탄생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생명 자산은 17조4707억원이다. 이를 합산하면 49조9109억원에 달한다. 생명보험사 중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여섯 번째로 자산이 많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한 번에 편입하게 되면, 비은행 부문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공약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추진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과도한 은행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인 증권·보험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까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었다. 과거 구조조정과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올해 5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비은행 강화라는 첫 단추를 뀄다. 지난 1일 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했다. 임 회장은 NH농협금융 회장 시절에도 옛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의 성공을 이뤄낸 바 있다.

증권업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임 회장의 다음 목표는 바로 보험사 인수였다.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증권에 이어 보험 사업으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 7550억원이다. 이중 은행의 비중은 95.4%에 달한다. 같은 기간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은행 순이익 비중은 54.1% 75.0%, 84.6%다. 우리금융의 은행 순이익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금융은 90%대에 달하는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금융그룹'에 걸맞는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임 회장의 이번 인수 성사는 전직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라는 최대 위기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착수한 검사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이 내준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했다. 우리은행은 '여신심사 소홀'로 인한 대출 부실인 만큼 금융사고가 아니여서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금감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부당 대출 혐의 적발 이후 한 방송에 출연해 "금융지주 회장 내지는 은행장 등 고위 내부자들의 윤리 의식을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 감독당국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해 직접 고개를 숙였다. 그는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사 인수를 강행했다. 임 회장은 이번주 개최한 긴급 임원회의에서 이번 인수에 대해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일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보험사 인수는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일반회사나 금융회사는 다른 금융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최근 1년간 기관 경고 조치 등을 받지 않아야한다. 이런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하는 등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승인이 확정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엄정한 제재를 시사한 만큼 해당 사건이 이번 인수에 끼칠 영향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종 인수까지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있다"면서 "앞으로 심사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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