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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완전 민영화 & 과점주주 체제 탈피 [금융지주 지배구조 분석 (5)]

기사입력 : 202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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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계열사 CEO 선임에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 적용
26년 '반관반민' 해소…자체 추천 늘려 이사회 재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완전 민영화 & 과점주주 체제 탈피 [금융지주 지배구조 분석 (5)]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본격화하면서 이사회, 최고경영자(CEO) 선임, 경영승계절차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4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분석하고 개선 사항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 취임 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전면 손질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했다.

임 회장은 올해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자체 추천 인사를 늘리며 이사회 재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단독 사내이사 구조를 체제를 통해 ‘원톱 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임 회장은 취임 전인 작년 3월 초 조직개편을 통해 회장 직속으로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회사 사장단을 참여시켰다. 인사·평가 및 연수 제도, 내부통제, 사무처리 과정, 경영승계 절차 등 조직에 부족한 점이 있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히 혁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말에는 TF를 ‘기업문화리더십센터’로 확대 개편해 더 힘을 실었다.

우리금융은 기업문화리더십센터를 주축으로 그룹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다.

앞서 임 회장은 기업문화 혁신의 주요 과제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취임 후 첫 은행장 인사에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간 시중은행장 선임은 통상 지주 이사회 내 자추위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내부 논의만으로 이뤄져 왔다. 자추위원장을 맡은 지주 회장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우리금융은 오디션 방식을 택해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마련했다.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두달 간 ▲외부 전문가 심층 면접 ▲평판 조회 ▲업무 역량 평가 심층 면접을 거쳐 조병규닫기조병규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을 최종 선임했다.

이 같은 방식을 전 계열사에 도입하는 게 우리금융의 목표다. 경영승계프로그램을 구체화해 지주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 인사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CEO 리더십 육성 프로그램을 만든다.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임원을 육성한 후 자추위를 통해 CEO 후보군을 추리고, ‘CEO 선정 프로그램’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발할 계획이다. 우선 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임 과정에 적용한 뒤 향후 주요 자회사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이사회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리금융은 이은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정찬형·윤인섭·신요환 사외이사는 재선임됐다.

전임 송수영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한 대신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영입하면서 우리금융 사외이사 수는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수는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적었다. 우리금융은 2022년까지 7명이던 사외이사를 지난해 6명으로 줄였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9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고,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수는 7명이다.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과점주주 추천 인사의 영향력도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여성 사외이사 2명은 모두 과점주주 추천이 아닌 우리금융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7명 중 과점주주 추천 인사는 5명으로 비중이 축소됐다.

기존에는 사외이사 6명 중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추천)·윤인섭(푸본생명)·윤수영(키움증권)·신요환(유진PE)·지성배(IMM PE) 등 5명이 모두 과점주주 추천 인사였다.

우리금융은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을 전량 사들이면서 26년 만에 완전 민영화 작업의 마침표를 찍었다.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잔여 지분 935만7960주(약 1366억원, 지분율 1.24%) 전량을 자사주로 매입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10월 우리금융과 예보가 체결한 ‘주식양수도에 관한 기본협약’에 따른 이행 절차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우리금융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뤄졌다.

당초 우리금융과 예보는 협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 기조에 맞춰 매입을 서둘렀다.

우리금융은 취득한 자사주를 즉시 전량 소각했다. 이에 따라 예보에 우리금융 지분은 남지 않고, 우리금융은 1998년 공적자금 지원 이후 26년 만에 100% 민영화를 완성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그간 총 7차례의 블록세일과 2016년 현 과점주주 체제 도입을 위한 매각 등 공적자금 상환 절차를 밟아왔다.

앞서 정부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리금융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지분매각 등으로 총 11조1000억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지분은 2020년부터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락과 국내외 투자자 대상 투자 설명회 개최 곤란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매각을 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2019년 6월 우리금융 잔여 지분(당시 17.25%)을 모두 매각하고 완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우리금융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우호적인 매각 여건이 조성되자 정부는 잔여 지분매각 작업에 나섰고 그해 말 잔여 지분 15.13% 가운데 9.33%를 민간 주주 5곳에 매각했다.

당시 예보의 지분율은 5.80%로 축소돼 최대 주주 지위를 상실하면서 우리금융은 사실상 완전 민영화를 달성했다. 예보 잔여 지분 중 1%를 매수한 우리사주조합은 9.80%의 지분율로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거래는 임 회장이 금융위원장 재직 시절 시작한 우리금융 민영화를 우리금융 수장으로 돌아와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있다.

예보는 지난 2016년 말 우리은행과 체결한 경영 정상화 이행 약정을 해제하며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뗐는데, 이를 주도한 인물이 당시 금융위원장이었던 임 회장이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집합적 정합성도 확보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존 전략부문 산하의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직속 조직으로 분리해 독립성을 강화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지주에서 활용 역량진단표(Board skill matrix) 등을 통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집중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평가에서는 이사회 구성의 전문성 및 다양성을 고려해 ‘금융·경제·경영’ 분야의 후보군을 축소하고, ‘글로벌 분야’를 신설해 후보군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임 회장 ‘원톱 체제’는 더 강화된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현재 공석인 비상임이사 선임 안건을 다루지 않았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지주 이사회에 합류시키지 않으면서 우리금융 이사회는 은행장 참여 없이 임 회장과 사외이사 9명으로 꾸려졌다.

4대 금융지주 중 은행장이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이승열닫기이승열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비상임이사에서 중도 사임한 뒤 올해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올랐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 설립 당시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해 사내이사 1인 체제로 출발했다.

이듬해 이원덕 당시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추가됐고 2022년 3월 이 수석부사장이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비상임이사로 이동했다. 지난해 7월 이 전 행장의 사임으로 비상임이사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됐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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