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기업은행 이어 방경만 사장 후보 선임안 반대
ISS "이사회 불공정, 기업은행 추천 손동환에 몰표"
KT&G "잘못된 데이터 근거로 주장, 신뢰성 우려돼"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KT&G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새 사장으로 하는 선임안을 올린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최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에 이어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14일(현지 시간) KT&G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이번 선거에서 통합집중투표제가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해 주주들은 이사회에서 대항세력(dissident) 측 인사들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손동환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한 표 모을 것을 권장한다"라고 했다.
KT&G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투표하는 ‘집중투표’를 도입했다. 1주당 후보 3명을 놓고 총 2개의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백종수, 임민규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KT&G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은 손동환 후보(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반면 KT&G 이사회는 방 수석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민규 후보(엠케이컨설팅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추천한 상태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는 KT&G 내부 지지를 받는 곽상욱 법무법인 화현 고문 변호사가 있다. KT&G 지분구조는 기업은행이 지분 7.11%로, 최대 주주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이 6.31%, 소액 주주가 60.36%를 보유했다. 사실상 60%에 해당하는 소액 주주들의 결정에 당락이 좌우된다.
기업은행도 앞서 지난 12일 KT&G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방 사장 후보는 물론 KT&G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전원에 반대 입장을 냈다. 기업은행은 방 수석부사장 재임 기간 회사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었다며, 이를 이유로 들었다. 동시에 KT&G 이사회의 외유성 출장 등도 지적했다. 실제 KT&G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679억원으로, 방 부사장 부임 전 2020년(1조4732억원) 대비 20.7%나 감소했다.
KT&G 주주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소액주주 중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2018년과 2021년 백복인닫기백복인기사 모아보기 사장 연임 때에도 각각 지분 53%와 39%를 보유해 기업은행의 반대에도 불구 KT&G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글로벌 자문사인 ISS가 KT&G 선임안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ISS는 이번 입장문에서 "작년 대항세력 측 캠페인에서 제기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KT&G 경영진은 과거의 결정을 방어하는 데 집중했다"라며 "자사주 기부는 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지만, 경영진에 우호적인 재단이 지분의 10% 이상을 지배하게 된 관행은 의심스럽다"라고 주장을 폈다. 이어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을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회사의 실적 부진, 지속적인 운영 문제, 지배구조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주주제안 사외이사를 추가하는 것은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사회의 사장 후보 추천 방식에 대해서도 "겉으로 보기에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밟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현실적인 절차 일정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회사의 경영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임원을 선임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ISS의 결정에 KT&G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KT&G는 “ISS의 분석은 상당 부분 FCP(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가 제공한, 사실과 다른 데이터와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라고 받아쳤다.
KT&G는 “사실관계와 다른 해외 실적 분석 등 신뢰성이 결여된 데이터로 FCP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한 결과를 내놓은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라며 “ISS의 사장 후보 선임안 반대 권고는 일반적으로 CEO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ISS의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KT&G는 ISS와 FCP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했다.
KT&G는 “ISS가 FCP로부터 받은 자료에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ISS에 통지했다”면서 “그러나 ISS는 이에 대한 고려 또는 응답 없이 FCP의 웨비나가 종료된 직후 의안분석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이에 대해 회사는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했다.
(주)한국금융신문은 뉴스레터 구독(이메일 전송) 서비스와 당사 주관 또는 제휴·후원 행사 및 교육에 대한 안내를 위해 이메일주소를 수집합니다.
구독 서비스 신청자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단, 거부 시 뉴스레터를 이메일로 수신할 수 없습니다.
뉴스레터 수신동의 해제는 뉴스레터 하단의 ‘수신거부’를 통해 해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