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서 주주들에 방경만 사장 후보와 임민규, 곽상욱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모두 반대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 7.1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KT&G 지분은 다음으로 국민연금공단이 6.31%, 소액 주주가 60.36%를 갖고 있다.
이번 주총을 끝으로 기존 사외이사인 백종수 지배구조위원장과 임민규 ESG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임민규 사외이사만 연임안이 올라온 상태다. 여기에 KT&G 내부 지지를 받아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곽상욱 변호사도 있다. 또한, 방경만 사장 후보가 주주들의 선택을 받아 새 사장으로 오르면 사내이사도 유지된다. 기업은행은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KT&G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투표하는 ‘집중투표’를 도입했다. 위에서 언급한 상위 득표자 두 명이 이사로 선임된다. 만약 주주들이 기업은행이 요구한 대로 KT&G 선임안 반대에 표를 몰아주게 되면 사장 없이 사외이사 두 명만 선출될 수도 있다. KT&G와 기업은행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KT&G 주주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과 2021년 백복인 사장 연임 때에도 각각 지분 53%와 39%를 보유해 KT&G의 손을 들었다. 글로벌 자문사인 ISS가 KT&G 측에 찬성표를 던지면서다. KT&G가 주주환원정책을 강도 높게 펼치면서 이들의 표심을 샀다. 실제로 KT&G는 주당 현금배당금을 2018년 4000원에서 지난해 5200원으로 계속 늘려왔다.
하지만, 방 부사장이 부사장으로 재임한 후 나온 부진한 실적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KT&G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679억원으로, 방 부사장 부임 전 2020년(1조4732억원) 대비 20.7%나 감소했다. KT&G는 이에 수원 분양사업이 종료되면서 일회적으로 수익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KT&G는 지난해 매출이 5조8724억원으로, 수출 다변화를 통해 매출 6조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년(5조8514억원) 대비 0.4% 성장하는 데 그친 결과이기도 하다. 주총이 보름 남짓 남은 가운데 기업은행의 관치 논란과 KT&G 이사회에 대한 공정 의심이 충돌하는 이유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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