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KT&G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5조8514억원)보다 0.4% 소폭 올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조1679억원으로, 전년(1조2676억원) 대비 7.9%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궐련사업의 경우 국내외 모두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KT&G 3대 핵심사업인 NGP(전자담배)와 건강기능식품에서 전년과는 다르게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NGP 사업에서 KT&G는 국내 매출은 선방했지만, 해외 매출이 발목을 잡았다. 국내 매출에서 전년(4659억원) 대비 11.5%나 오른 519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외 매출에서 전년(4104억원)보다 36.6%나 떨어진 260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에 KT&G의 전체 NGP 매출도 전년 대비 11.1% 감소한 7794억원으로, 역성장을 그렸다. KT&G는 앞서 지난해 초 글로벌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해외시장 15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31개 국에 NGP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NGP 시장에서 80% 가까이를 차지한다. KT&G는 지난해 해외 실적에서 부진한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전년 NGP 디바이스를 선제적으로 공급해서 따른 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통상 디바이스는 1년 정도 쓰는데, 이로 인해 기기 수요가 감소해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KT&G NGP 스틱 판매량을 보면 해외는 82억4000만 개가 팔렸지만, 국내는 57억1000만 개였다. 그만큼 NGP 사업에서 해외 시장이 국내 시장을 압도한다는 반증이다.
KGC인삼공사가 주축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외 소비 침체 현상으로 건기식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다. KT&G의 지난해 건기식 매출은 1조3938억원으로, 전년(1조3890억원)과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 1164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878억원)보다 32.6%나 오르는 등 크게 뛰었다. 특히 해외에서 중국 광군절, 미국 추수감사절 등 프로모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이 3373억원을 기록해 전년(2850억원) 대비 18.4%나 성장했다.
KT&G는 터키, 대만,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5곳에 법인을 두고 있다. 생산공장도 터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4곳에 있다. KT&G는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고, 전체 매출 10조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자담배(NGP), 글로벌 궐련시장, 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이런 중차대한 속 KT&G는 오는 3월 신임 사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KT&G 지배구조위원회(이하 지구위)는 지난달 31일 사외 후보자 4명과 사내 후보자 4명, 총 8명을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1차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이달 중순에는 후보자를 3~4명 내외 압축, 2차 숏리스트를 공개한다. 이후에는 집중적인 대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이달 하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KT&G 후임 사장이 올해 매출 6조 시대를 열고, 2027년 연매출 10조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KT&G는 “2024년에도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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