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KT&G에 따르면 백복인 사장은 지난 9일 열린 이사회에서 4연임을 앞두고 용퇴했다. 그는 KT&G가 2002년 민영화한 이후 2015년부터 2018년, 2021년 내리 3연임에 성공했다. 국내 궐련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자 KT&G의 글로벌 사업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그 결과, KT&G 연매출 5조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KT&G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그의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구체적으로 신임 사장은 관련 법령 및 정관에 따라 약 3개월간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주주총회 승인’ 3단계를 거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할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1차 숏리스트)를 선정한다. 이후 2월 중순에는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2차 숏리스트)를 압축하고, 내달 말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 이후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우선 사외 후보군은 공개모집 응모자 8명과 서치펌 추천 후보 6명으로 총 14명이다. 사내 후보군은 전무·부사장급을 대상으로 한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10명이다. 이를 평가하는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이사 5명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신임 사장 후보군 중 1차 숏리스트를 선정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외이사들이 모두 백 사장 재임 시절 선임됐다면서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FCP는 백 사장의 4연임 용퇴 표명에 환영하면서도 이사회 구성 절차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FCP 측은 “(백 사장의) 내부 세습의 가능성이 있다”라며 “차기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모두 백 사장 재임 시절 선임된 사외이사로 구성돼 KT가 지적받았던 ‘이권 카르텔’과 유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사장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들로 구성하는 것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KT&G는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이사회 내 위원회로, 정관에 따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신임 사장 인선에서 공개 모집을 도입해 주주 추천보다 폭넓게 다양한 인사들이 도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KT&G는 2002년 민영화한 이후 KT, 포스코와 같이 오너 대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새로운 리더십의 역할론에 따라 사내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깜짝 발탁될 수도 있다.
백종수 지배구조위원장은 "KT&G의 모든 주주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으로 사장 후보 선정을 위한 심사를 충실히 진행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