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증권사 중에서 영업이익 '1조 클럽'이 한 군데도 나오지 않았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사 잠정 실적을 종합하면, 자기자본 상위 10위권(메리츠, 삼성, NH, KB, 한투, 키움, 미래, 신한, 대신, 하나) 증권사의 2023년 연간 기준 영업이익 총합은 4조88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 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한 곳은 5곳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10곳의 총합이 3조4477억원 규모이며, 역시 절반만 전년 대비 실적 증가 성적을 냈다.
메리츠증권은 2023년 연결 영업이익이 8813억원으로, 2년 연속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4분기에 부동산 PF 충당금 및 해외부동산 손상차손 반영 등이 있었지만 3분기 대비 개선되면서, 메리츠증권은 2023년 연결 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 10.0%를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023년 연결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5210억원, 33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6%, 52.2%씩 감소했다.
국내 PF 및 글로벌 대체투자자산 등 주요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손익을 반영해오고 있는데, 충당금 및 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실적 둔화 재료가 됐다. 미래에셋증권의 2023년 말 누적 연환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61%에 그쳤다.
키움증권의 경우 '예고됐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키움증권은 2023년 10월 영풍제지 증시 불공정거래 사태에서 대규모 미수금을 떠안았고, 지난해 4분기에 손실충당금을 4000억원 넘게 반영했다.
키움증권의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5647억원, 44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대씩 떨어졌다.
10위권 증권사 중 하나증권의 경우 2023년 기준 영업손실,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하나증권은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3340억원, 당기 순손실이 26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하나증권은 IB(투자금융) 자산 관련 평가손실 인식,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해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실제 대형사들 조차도 지난해 4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대거 적자 전환이 발생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부동산 PF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증권업 2023년 잠정 실적 점검 리포트'에서 "2023년의 경우 해외부동산 익스포져 손실 인식 및 국내 부동산PF 익스포져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일부 증권 사에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대형사의 경우 장기성 투자 자산 즉, 해외 대체투자 등에서의 대규모 평가손실 및 충당금 적립, CFD(차액결제거래), 신용융자, 기 판매 사모펀드 등에서의 금융상품 관련 손실 등 비경상적인 비용 발생이 지속된 점이 실적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IB부문 부진으로 영업순수익이 상당 폭 감소한데다 부동산PF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저하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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