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첫 재무 성과 내기에 나선다. 리딩금융그룹 입지를 안정적으로 다지기 위해 비은행·글로벌 사업 등을 강화하며 이익 창출력을 높일 계획이다. 상생금융 비용과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등은 실적에 부담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5% 늘어난 4조631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했다.
KB금융은 올해 그룹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 확대와 수익 기반 다변화를 통해 수익 창출력을 높이고, 지속적인 비용관리로 비용효율성 개선을 도모하기로 했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고려해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도 유지한다.
1968년생인 김 부사장은 1992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양주테크노지점장, 기업상품부장, 중소기업고객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영업 경험을 쌓았다. 2022년부터는 경영기획그룹을 총괄하며 CFO 역할을 맡아 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의 재무를 2년간 담당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지주 CFO로 선임되면서 그룹 살림을 맡게 됐다.
KB금융은 올해도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익성 제고에 주력한다. KB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0년 8.79%에서 2021년 10.22%로 상승한 뒤 2022년 8.83%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9.18%를 기록해 10%대 재달성을 앞두고 있다. ROA의 경우 2020년 0.61%, 2021년 0.69%, 2022년 0.57%에서 작년 말 0.65%로 뛰었다.
글로벌 사업도 KB금융의 이익 개선을 위한 전략적 우선순위로 꼽힌다. 양 회장은 지난해 말 첫 조직개편에서 글로벌 부문을 지주 전담조직으로 전환하고 조직도상 최앞단에 배치했다. 현재 KB금융의 글로벌 수익 비중은 10% 수준에 그친다.
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수신은 저원가성 상품, 여신의 경우 기업대출 성장에 집중한다. 국민은행은 올해 저원가성 상품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요구불예금 등 핵심 예금 판매에 대한 KPI 배점을 큰 폭으로 늘렸다. 아울러 기업대출 항목을 신설해 기업대출 유치 경쟁에 대응하도록 하고, 디지털금융과 지점에서의 KB국민카드 판매 배점도 확대했다.
실적 개선의 키포인트로는 비이자이익이 꼽히고 있다. 올해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자이익 성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올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투자운용, 자산관리(WM), 보험 영역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KB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4조874억원으로 전년보다 80.4% 늘며 총영업이익을 견인했다. 이중 순수수료이익이 3조6735억원으로 4.5% 증가했다. 기타영업손익은 2022년 1조2496억원 적자에서 4139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올해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 여파로 파생상품 판매 등을 통한 공격적인 영업은 제한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8조1972억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다. 전체 은행권이 판매한 H지수 연계 ELS 잔액(15조6676억원)의 52.3%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5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ELS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비용관리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도 상생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추가 적립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H지수 ELS와 관련한 배상 이슈도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판매사는 손실액 일부를 배상해야 하는데, 국민은행의 경우 배상액이 1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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