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6개사(우진엔텍·HB인베스트먼트·현대힘스·포스뱅크·이닉스·삼익스튜디오)는 총 33조9191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이닉스(대표 강동호)의 경우 23일과 24일 동안 총 10조4863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며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고 26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마친 삼익스튜디오(대표 최정석)는 5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6개사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812.64대 1로 지난해 평균 경쟁률(691대 1)보다 162% 이상 높은 수준이며 최근 5년(2017~2023년) 사이 연간 평균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 2021년(1136대 1)보다도 약 60%가량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지난해 말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공모주 시장의 열기는 새내기주의 상장 당일 주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올해 ‘1호 상장사’인 우진엔텍의 주가는 지난 24일 개장 직후 공모가(5300원) 대비 300% 급등한 2만1200원을 기록하며 ‘따따블’에 올랐고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IPO 시장은 과열된 상태로 기업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단기 수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따따블을 기록한 종목들의 주가도 한 달 만에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증시에서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한 3개 종목(케이엔에스·LS머트리얼즈·DS단석) 가운데 LS머트리얼즈를 제외한 2개 종목은 주가가 반토막 났다.
지난달 초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케이엔에스(KNS·대표 정봉진)는 상장 당일 공모가(2만3000원)보다 300% 오른 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달 26일 기준으로는 53% 하락한 4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디에스(DS)단석(대표 한승욱, 김종완)의 주가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 첫날 10만원에서 출발해 40만원으로 마감했지만, 현재는 20만2000원으로 49.5% 내렸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금납입능력 확인’을 도입했다는 것 자체가 ‘수요예측’이라는 제도를 공모가의 적정 가격발견 기능보다는 ‘기관투자자의 우대배정’을 인정한 셈”이라며 “수요예측을 주금납입능력에 맞게 참여하도록 해 과당경쟁과 허수성 청약을 방지한다는 취지지만, 지금은 더 과당경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증시 전반적으로 주도 섹터가 없다보니 IPO 자체가 섹터가 돼 달려드는데, 공모주가 고평가로 상장돼 다시 또 고평가로 넘겨지다 보면 이 끝에 찾아올 것은 IPO 시장의 침체”라고 강조했다.
오광영 연구원도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나타난 고평가 논란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의 급격한 변화 등 여전히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처럼 공모주에 대한 과도한 관심 증가는 한정된 공모주 수량으로 인해 결국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또한 오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대형 공모주의 상장 절차가 시작되면 공모주 투자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해 이후 공모주 시장의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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