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올 한 해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치며 원자재값 고공행진이 더욱 심화됐다. 미국발 고금리도 꾸준히 지속되며 국내 건설사들의 부동산PF 리스크 등 금융비용 조달까지 힘들어졌다. 또한 수요자들 역시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청약을 꺼리면서, 전국적으로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 등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시장의 부진이 길어지자 정부는 지난 9월, 공공주택 물량 확대를 토대로 내년까지 100만호 이상을 공급하는 내용의 ‘9.26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3기신도시 등 물량 3만호 이상을 확충하는 한편, 신규 공공택지 물량 및 후보지 발표도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사업 추진이 가능한 사업자에게 공공택지가 적기 공급될 수 있도록 공동주택용지 전매제한을 한시적으로 1년간 완화하는 등 민간 참여를 유도하려는 노력도 수반됐다. 아울러 공공택지 공급(계약) 후 통상적 기간(2년)보다 조기에 인허가(예:1년)를 받을 경우, 신규 공공택지 공급시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다.
PF보증규모는 당초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되며, PF대출(유동화증권 포함) 보증의 대출한도를 확대(전체 사업비의 50→70%)하여 사업자의 추가 자금 확보를 지원한다. PF보증 심사기준(시공사 도급순위‧신용등급, 자기자본 선투입 요건 등) 역시 완화돼 보증대상 사업장이 확대될 예정이다. 미분양 PF보증 보증요건 중 분양가 할인(5%)은 이에 준하는 간접 지원(발코니확장, 옵션품목, 공사비 현실화 등)도 인정토록 개선하는 식이다.
그러나 익명을 희망한 부동산 한 전문가는 “건설산업의 수익 구조를 고려하면 지금 당장 PF대출 한도를 늘려준다는 것은 ‘일단 짓고 나서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이라며, “공급이 부족하니 수치로나마 공급을 늘리려는 시도로 해석되는데, 실제 건설사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2월까지 부도난 건설회사는 총 19곳으로 24곳이 부도났던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이번 달인 12월에 부도를 낸 건설사만 8곳에 달했다.
그런가 하면 9.26대책에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시멘트가격 등 원자재값 대란에 대한 해결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건설현장 인력난 문제 역시 외국인 노동자 인력을 늘려 대응하겠다는 내용만 짧게 포함됐을 뿐, 내국인 인력 양성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으면서 현장 목소리 반영이 충분치 못했다는 비판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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