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의 발단은 HMM 본입찰에 참여한 하림그룹이 최근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제시한 ‘1조7000억 원 영구채 3년 주식 전환 유예’ 요청이다. 하림그룹은 독립 경영을 이유로 해당 내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구채 전환은 입찰 매각이 시작됐던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였다. 이를 처음 제기한 것은 매각 입찰 참여를 시사했던 SM그룹이었다.
당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HMM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며 “각 계열사의 보유 현금과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최대 4조5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산은과 해진공도 영구채 전환이 HMM 매각의 걸림돌임을 인식, 일부만 전환해 이번 매각을 진행했다. 산은은 지난 7월 20일 HMM 매각 공고문을 통해 영구채 2조7000억 원 중 1조 원만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을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나머지 1조7000억 원은 인수 주체와 협상을 통해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주체의 공고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지난달 23일 진행한 본입찰에서는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참여,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양사는 최근까지 각 계열사와 네트워크를 동원해 6조 원이 넘는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동원그룹 역시 인수 주체인 동원로엑스의 기업공개(IPO)를 비롯해 계열사를 활용한 인수자금 확보에 나섰다. 사업적으로는 동원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이하 부산터미널)을 활용한 시너지를 강조했다. 이는 동원로엑스가 인수 주체로 등장한 이유기도 하다. 동원로엑스는 부산터미널의 모회사로 동원그룹 측은 “효율적인 운항횟수 관리를 할 수 있는 부산터미널의 존재는 해상운임 하락세 대비와 여타 사업 확대 진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본입찰에 참여한 하림·동원그룹이 치열한 자금 확보 전쟁을 펼치며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던 HMM 인수전은 매각 공고 초기부터 제기된 영구채 존재로 최근 ‘장고’ 상태에 돌입했다. 하림 제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산은이 결국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유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6조 원이 넘는 매각 금액에 따른 인수자의 차입 부담과 함께 공정성 시비까지 나와 ‘유찰설’이 다시금 수면위로 부상한 상황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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