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녹취 등을 확보했다며 불완전 판매 요소가 없다는 은행권 목소리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고위험, 고난도 상품이 다른 곳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특정 시기에 몰려서 판매됐다는 것만으로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구심을 품어볼 수 있다"며 "설명 여부를 떠나서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 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이 원장은 "솔직히 저도 수 십 장짜리 설명서를 보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질문에 '네, 네'를 답변하라고 해서 했는데 그것만으로 (금융사) 책임이 면제될 수 있는 지는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약시점이 2021년 상반기인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2023년 11월 현재 H지수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손실 위기에 처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2020년 4분기까지 발행된 ELS는 대부분은 조기 상환에 성공했지만, 2021년 1월부터 발행된 금액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내년 상반기 내 지수 반등이 없다면 40~50%의 원금 손실이 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H지수 ELS 판매사 은행, 증권사 대상으로 사실상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
손실이 확정되는 내년 이후가 아닌 지금 검사에 착수하게 된 것은 특정 은행 쏠림 등으로 사실 관계 파악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H지수 연계 ELS를 대규모로 판매한 KB국민은행에 대해 이 원장은 "신뢰와 권위의 상징인 은행 창구로 찾아온 소비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은행 측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가능한 연내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책임 분담 기준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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