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를 위해 다른 대형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결성은 물론 그간 도시정비업계의 틈새시장으로 통하던 리모델링사업도 수주하는 등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파이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삼성물산은 ▲송파 가락상아2차 아파트 리모델링(3753억원) ▲송파 가락쌍용2차아파트 리모델링(2667억원) ▲울산 중구 B-04재개발 사업(현대건설과 컨소시엄, 총 1조5420억원, 삼성물산 지분 50%) 등 1조4130억원 규모의 도시정비 일감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1년 김상국 주택영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 제스처를 보였다. 또 최근에는 자사 주택브랜드인 래미안을 통해 새로운 주거모델인 ‘넥스트 홈’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미래의 주거 모델로 제시한 ‘넥스트 홈’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넥스트 라멘구조’와 ‘인필(In-Fill)시스템’을 통해 거주자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주거공간을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변화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지난 8월 있었던 ‘래미안 더 넥스트’ 행사에서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본부장은 “그간 분양성과 사업성, 클린수주 등 우리 회사의 수주 기준이 높았기 때문에 다소 수주에 소극적으로 비쳤던 것 같다”며, “최근 서울시가 조례개정을 통한 규제 손질에 들어가면서 많은 사업장들과 랜드마크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우리도 그런 부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이번 상품들을 연계해 준비했다”고 말하며 달라진 삼성의 위상을 확인시킨 바 있다.
이처럼 삼성물산은 그간 지역 내 확고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단지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수주경쟁에 뛰어들지 않아 왔다. 삼성물산은 ‘클린 수주’를 기치로 내세우며 과열된 도시정비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지양해왔고, 적은 사업장을 확실하게 짓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가져왔던 바 있다.
그랬던 삼성물산이 새로운 건축 기술을 앞세워 적극적인 수주경쟁을 예고한 것은 업계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경쟁 건설사들이 고금리와 원자재값 고공행진 등으로 국내 주택사업 확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 역시 삼성물산의 독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서울시 조례 시행으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86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 내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만 32곳의 물량이 몰렸다. 오랜 기간 여의도 재건축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한양아파트’나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도 대형 건설사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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