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주를 위해 다른 대형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결성은 물론 그간 도시정비업계의 틈새시장으로 통하던 리모델링사업도 수주하는 등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파이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삼성물산은 ▲송파 가락상아2차 아파트 리모델링(3753억원) ▲송파 가락쌍용2차아파트 리모델링(2667억원) ▲울산 중구 B-04재개발 사업(현대건설과 컨소시엄, 총 1조5420억원, 삼성물산 지분 50%) 등 1조4130억원 규모의 도시정비 일감을 확보했다.
여기에 이어 지난 14일에는 과천주공10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해 두번째 유찰되면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됐다.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은 현 632가구를 허물고 재건축을 통해 1339가구 아파트 및 부대 복리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하반기 도시정비 최대어로 손꼽히던 노량진1구역 수주전에서도 GS건설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1년 김상국 주택영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 제스처를 보였다. 또 최근에는 자사 주택브랜드인 래미안을 통해 새로운 주거모델인 ‘넥스트 홈’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미래의 주거 모델로 제시한 ‘넥스트 홈’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넥스트 라멘구조’와 ‘인필(In-Fill)시스템’을 통해 거주자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주거공간을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변화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가 매년 시행하는 시공능력평가에서 10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잇는 부동의 1위사다. 다만 공시상 내수 주택사업은 전체의 절반 정도(2023년 상반기 기준)로, 해외 시장에서 좀 더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9조3501억원 중 국내에서 5조821억원, 해외에서 4조2679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처럼 삼성물산은 그간 지역 내 확고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단지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수주경쟁에 뛰어들지 않아 왔다. 삼성물산은 ‘클린 수주’를 기치로 내세우며 과열된 도시정비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지양해왔고, 적은 사업장을 확실하게 짓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가져왔던 바 있다.
그랬던 삼성물산이 새로운 건축 기술을 앞세워 적극적인 수주경쟁을 예고한 것은 업계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경쟁 건설사들이 고금리와 원자재값 고공행진 등으로 국내 주택사업 확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 역시 삼성물산의 독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서울시 조례 시행으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86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 내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만 32곳의 물량이 몰렸다. 오랜 기간 여의도 재건축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한양아파트’나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도 대형 건설사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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