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장기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일정 부분 금융 긴축 효과가 나타나면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자, 한국도 '관망 모드(wait and see)'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월 FOMC 금리동결 뒤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작년 중반 이후 완만해져왔다"며 "지난 여름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당히 양호했다"고 말했다.
또 파월은 "최근 몇 달 동안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언급해 이번 금리 동결 배경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파월은 "위원회는 금리 인하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연준의 2회 연속 금리 동결로 한국 기준금리(연 3.50%)와 미국 간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2.00%p를 유지했다.
금리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면 외화자금 유출 가능성을 높이고 원화 가치 방어가 필요해서 통상 경계하고 있다.
물론 이후 미국 연준은 오는 12월 12~13일 올해 마지막 FOMC를 남겨 두고 있어서 '셈법'이 복잡해 질 수 있다.
국내 증권가도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으로 금리인하가 개시되려면 내년 상반기는 넘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도 지켜볼 여력이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한은 금통위 뒤 리포트에서 "안개가 자욱할 때 앞선 차(미국)가 멈춘다면 뒤에 오는 차(한국) 역시 멈춰야 할 것처럼, 추가 인상 실익도 크지 않아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제시했다.
다만 미국과 다른 한국 상황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뇌관, 가계부채 급증 요인 등이 부담으로 꼽힌다.
앞서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일종의 점도표(dot plot)을 제시했다. 5명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고 물가 목표 수렴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져 긴축강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나머지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가장 큰 변수는 국제유가 발(發) 인플레이션 우려 돌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월 1일 한은과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내년(2024년) 유가를 84달러 정도로 예상했는데, 90달러 이상으로 오른다면 물가 예측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전년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석달 연속 3%대다. 10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가 9월 이후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추석 이후 크게 하락했던 농산물가격이 예년과 달리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월보다 오름폭이 소폭 커졌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 흐름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과 그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라며 "최근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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